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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코' 외친 KT, SW 로봇으로 비용 연 100억 줄였다

기사내용 요약
2000년부터 '워크 이노베이션' 시행…700개 업무 RPA 적용
단순 반복적 업무 로봇이 대신…업무 효율·능률 높여
올해 2.0으로 확장…직원 스스로 RPA 개발하는 환경 마련

'디지코' 외친 KT, SW 로봇으로 비용 연 100억 줄였다
[서울=뉴시스] KT가 2020년부터 소프트웨어(SW) 로봇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KT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구를 이용해 전표처리 등 전산작업을 처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제공) 2022.5.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나는 팀 막내다. 이번에 팀에서 맡은 미션은 100여 명 규모의 담당 조직 구성원들의 유니폼 사이즈 조사다. 이런 일은 원래 번거롭기 짝이 없다. 일일이 선배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대면으로 사이즈를 물어봐야 해서다. 하지만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이런 일은 이제 식은 죽 먹기다. 소프트웨어 로봇 기반 조사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 ‘조사원’ 덕분이다. 게시판에 설문 문항을 만들고 공지하고 참여를 독려하기만 하면 된다. '조사원'은 PC 웹 또는 모바일 앱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KT가 소프트웨어(SW) 로봇을 활용한 내부 업무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를 표방해온 만큼 ‘디지털 전환’ 사업을 사내 직원 업무에 우선적으로 도입해 혁신 성과를 검증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 업무 혁신의 동반자 RPA …작년 비용절감효과 100억원 이상


KT는 2000년부터 RPA를 도입했다. RPA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이 처리함으로써 정해진 업무 시간 내 직원들의 능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약 700개 업무에 적용했다.

전표 처리 작업 자동화 프로그램인 '전대리'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전표 처리를 하기 위해 각종 코드를 입력해야 했지만, 전대리는 자주 처리하는 구매처 이력을 추천해주고 매뉴얼 없이 계정과목 등이 자동으로 입력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과거 5분 이상 걸리던 전표 작업 시간이 1분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디지코' 외친 KT, SW 로봇으로 비용 연 100억 줄였다
[서울=뉴시스] KT가 KT가 소프트웨어(SW) 로봇을 활용한 워크 이노베이션으로 직원 업무 효율성 높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RPA 적용 사례 중 하나인 '전대리' (사진=KT 제공) 2022.5.15 *재판매 및 DB 금지


대화형 로봇 기반 인사업무(HR) 모바일 신청 도구 ‘마비서’도 도입했다. 휴가, 출장, 의료비·경조금 신청, 재택근무 신청, 연말정산 등 복무·복지서비스 업무의 90%를 구현한다.

HR 신청 절차 간소화로 연간 8만5000시간이 절감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 최근 실시한 2021년도 연말정산 업무의 경우 기한 내 미완료 건수가 2020년 대비 58% 이상 감소했고 관련 업무시간도 36.7% 줄어 약 4000시간을 절감했다.

조사·수합 업무 자동화 도구 ‘조사원'의 경우, 지난해 9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연간 약 5만4000시간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이메일이나 엑셀을 활용했던 설문·답변 수합 업무를 자동화해 단순반복성 수작업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이러한 ‘워크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로 지난해 103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고 연간 약 9만 시간 이상의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 '워크 이노베이션 2.0' 시동…지능형 상담챗봇 도입

올해에는 ‘워크 이노베이션 2.0’으로 확장해 업무환경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워크 이노베이션 2.0에서는 재무나 회계 등 직원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업무를 더욱 쉽게 풀어갈 수 있도록 사용자 맞춤형으로 디지털 환경 구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능형 상담 챗봇 도입, 업무처리 화면 통합, 업무의 간소화·표준화로 업무 중 실수를 차단할 수 있도록 검증체계를 고도화한다.

전대리, 마비서, 조사원, 사이니 등을 제공하고 있는 ‘업무 포털(케이트)’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크롬이나 맥 운영체제(iOS)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이용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사용자경험(UX)이나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직관적으로 바꾼다. 모바일에서 할 수 없었던 작업도 가능하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직원 누구나 본인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도 마련한다. 개발 부서에서만 RPA를 만드는 게 아닌 각자의 업무환경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별도의 커뮤니티를 마련, 오픈소스와 같은 개발 도구를 제공하고 개발자와 직원이 소통하도록 하고 있다.

또 RPA 새로운 업무 자동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반기마다 'RPA 어워드'를 개최하고 있다. 또 전사에 적용된 우수 RPA 사례를 뽑아 직원들의 사용도 독려한다.

'디지코' 외친 KT, SW 로봇으로 비용 연 100억 줄였다
[서울=뉴시스]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사진=KT 제공)2022.5.15 *재판매 및 DB 금지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전무)은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이 사업뿐만이 아니라 사내에서도 체감할 수 있도록 워크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많았는데 이걸 개발로 풀자니 기간이 길고 시스템간 연동이 필요해 상당한 비용이 들어 한계가 있었는데, RPA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RPA 도입 이후 직원들로부터 '실제 업무 환경이 좋아졌다'는 반응을 들었다"며 "피드백 역시 조사원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KT가 워크 이노베이션 2.0에서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직원들이 직접 RPA 개발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옥 전무는 "IT부문에서만 개발을 담당하는 게 아닌 각 직원이 본인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이 IT를 적용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는 KT의 개발자 육성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 수요 대비 IT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을 실감하면서 IT 인재 양성 위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전사로 확대해 이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는 "어느 분야든 IT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보니 각자 일에도 IT를 적용할 사례가 많아졌다"며 "'미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IT에 목마름이 있는 직원 또는 좀 더 커리어를 쌓고 싶은 직원들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