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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과학자들, 3중 '양자 원격이동' 성공...양자인터넷 시대 여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6 01:06

수정 2022.05.26 01:06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3곳으로 양자정보를 이동하는 3중 양자 원격이동 실험에 성공해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더 높였다. 사진은 2015년 12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나사 에임스연구소의 D-웨이브 2X 양자컴퓨터. 로이터뉴스1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3곳으로 양자정보를 이동하는 3중 양자 원격이동 실험에 성공해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더 높였다. 사진은 2015년 12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나사 에임스연구소의 D-웨이브 2X 양자컴퓨터. 로이터뉴스1

과학자들이 양자정보 이동 기술에서 또 한 번의 성과를 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물리학자들이 '양자 원격이동(quantum teleportation)'이라는 기술을 통해 각각 물리적으로 떨어진 3곳에 데이터를 보내는데 성공했다.

이전에는 오직 2군데만 보내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 실험은 양자 네트워크가 상당한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실험을 주관한 델프트공대 물리학자 로날드 한슨은 "현재 실험실에 소규모 양자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양자 인터넷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델프트공대의 연구는 이번주 발행된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렸다.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현상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정보는 중첩돼 있는 상태여서 관측이 이뤄지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된다. 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관측이 이뤄지는 순간 중첩이 깨지고 하나로 결정이 된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에 따라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같은 양자 원격이동을 마치 귀신이 움직이는 것에 비유했다. 이 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이 실제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두 장소 간에 정보가 이동하는 것은 귀신이 움직이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 성공으로 데이터 전송과 관련해 인류는 상당한 진보를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양자원격이동은 양자 컴퓨터간 데이터 이동 뿐만 아니라 해킹까지 막을 수 있다. 컴퓨터 보안, 개인정보보호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실험물리연구소의 트레이시 엘레노어 노스럽은 "이는 양자컴퓨터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우리가 낸 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스럽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면서 구글은 현재 서버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검색하는지 알지만 양자 원격이동이 본격화하면 결코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상태를 이용한다. 입자가 전하나 광자처럼 아주 작거나 절대온도 0도 근처의 초저온 금속일 경우 단일 물질은 동시에 마치 2개인 것처럼 행동한다.

기존 컴퓨터가 '0'이나 '1'의 '비트'를 토대로 움직이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 또는 큐비트를 토대로 움직인다. 큐비트는 정보를 1과 0 두가지 중첩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0이나 1이 아니라 0과 1 두가지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2큐비트는 동시에 4가지 값을, 3큐비트는 8가지 값, 4큐비트는 16가지 값을 가질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에 비해 연산처리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성공한 양자 원격이동 3군데 전송은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성과다.


다만 여전히 양자컴퓨터는 현실화에 최소 수년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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