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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신동맹 갈림길에 놓인 한국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9 18:41

수정 2022.05.29 18:41

[강남시선] 신동맹 갈림길에 놓인 한국
2년 만에 대면으로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화의 몰락'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이해타산이 맞는 국가들 간의 새로운 연합이 출범하는 것에 대한 다보스포럼 참가자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됐다.

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의 관심처럼 WTO 주도의 자유무역 시대가 가고 동맹국가 간의 경제, 정치·군사, 무역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반러시아 진영인 서방 국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뭉치고 있다. 장기간 중립국을 유지해왔던 스웨덴과 핀란드까지 나토 가입에 나섰다. 스웨덴은 나토 가입 신청서를 내면서 무려 200년간 유지된 중립국 지위를 내려놨다.


또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평가되는 중국 중심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최근 미국 주도로 출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한국과 일본 순방 중에 IPEF를 출범시켰다.

IPEF는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성급히 출발했다. IPEF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처음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한 곳인데 IPEF를 먼저 제안한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반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캐서린 타이 대표는 추가적인 무역협정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중심이 되는 RCEP은 15개국이 공식 참여해 지난 1월에 먼저 출범했다. 반면 IPEF는 아직 13개국이 참가 의사를 밝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새로운 동맹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실상은 자국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나토 동맹국조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맹비난하면서도 직접적 군사개입만은 피하고 있다.

인도는 반중 성향의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에 가입해 있지만 중국과 서방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줄타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미 성향으로 분류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악화된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서 러시아와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을 최우선 동맹국으로 둔 한국은 어떨까. 자유민주국가인 한국이 홍콩 민주화나 중국의 대만 위협 등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일각에선 주장한다. 하지만 유엔조차 해결 못하는 사안에 한국이 앞장서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엇갈린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와 인접국인 중국은 세계 최대 산업 중간재 공급망이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중재자다. 한국으로선 중국과 외교 관계 악화가 부담이다.
다자무역이 필수인 한국에 신동맹 결성 시대를 헤쳐나갈 묘책이 필요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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