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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백악관 방문, 美기자 "이렇게 브리핑룸 붐비는 건 처음"

뉴스1

입력 2022.06.01 06:17

수정 2022.06.01 10:04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앞에서 미국 시민들이 백악관을 방문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위싱턴특파원단 제공)2022.6.1/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앞에서 미국 시민들이 백악관을 방문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위싱턴특파원단 제공)2022.6.1/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세계적인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의 방문에 백악관이 들썩거렸다.

BTS는 미국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초청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반(反)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BTS의 이번 방문에 백악관 안팎은 BTS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백악관 앞 광장 펜스에는 BTS 팬인 '아미' 수백명이 BTS가 백악관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BTS를 기다렸다.


BTS 멤버들의 브로마이드를 손에 들고 오거나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마스크와 두건 등을 착용한 팬들은 연신 "BTS, BTS"를 외치며 BTS의 백악관 방문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무더운 날씨에 양산까지 챙겨들고 나온 팬들도 보였다.

한 여성 팬은 "음악을 통해 모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BTS는 더 많은 사랑을 가져다준다"고 밝혔고, 또 다른 여성 팬은 "BTS는 음악을 통해 사랑과 통합을 전파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증오는 불필요하다. BTS는 매일 음악을 통해 인종차별주의를 다루고 적극적인 메시지 전달을 돕는다"고 밝혔다.

백악관 기자회견장도 BTS가 내놓는 메시지를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운집했다.

BTS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브리핑룸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기존 상시 출입기자들 외에 일일 출입증을 끊고 들어온 기자들이 상당수 보였다.

회견장에 있는 49석의 고정석 외에도 100명가량의 기자들이 통로에 서서 BTS의 방문을 기다렸다. 일부 백악관 상시 출입기자들은 기자실에 들어서다 엄청난 취재 인파에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일부 미국 기자들은 떠들썩한 브리핑룸 전체를 '360도'로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고, 이를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한 남성 영상 기자는 "백악관 브리핑룸이 이렇게 붐비는 건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고, 한 백악관 상시 출입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 나설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대거 몰리자 브리핑룸 관계자는 방송 카메라들의 위치를 지정해주며 협조를 당부했고, 출입구 근처 통로는 항상 비워둬야 한다며 "여러분이 오늘 왜 왔는지 안다. 매우 인기 있는 이벤트가 있다는 걸 안다. 통로는 비워 달라. 협조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 미국 기자는 ‘BTS에 뒤이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장 브리핑 때문에 이렇게 모인 것 같다’고 농담을 해 브리핑룸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일본 기자들도 상당수가 자리했다. 한 일본 기자는 “BTS는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아 직접 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37분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과 BTS가 브리핑룸에 등장하자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기자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들고 BTS를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뒤쪽에 있던 카메라 기자들이 '휴대폰을 내려달라(phone down)'고 외치기도 했다.

BTS 멤버들은 전원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흰색 와이셔츠 차림이었고, 머리색도 모두 검은색이었다. BTS의 간단한 연설이 끝나고 한 한국 기자가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이유를 물었지만, BTS는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고 퇴장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단정하게 예의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BTS 멤버들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해 각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한국인이니까 한국말로 한 것이다. 백악관의 별도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BTS 회견 뒤 브리핑을 위해 연단에 오른 디스 위원장은 기자실의 뜨거운 열기가 멋쩍은 듯 웃으며 "오늘 집에 가서 애들한테 내 브리핑 오프닝을 BTS가 해줬다고 얘기해야겠다"며 "오늘 아침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농담을 해 현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BTS의 백악관 방문은 온라인 상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백악관 브리핑 상황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은 동시 접속자수가 오후 2시13분쯤 3만7000명, 2시18분쯤 7만1000명이었다가 당초 BTS가 방문하기로 돼 있던 오후 2시30분쯤엔 17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BTS가 브리핑룸에 등장한 이후에는 동시 접속자수가 3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그러다 BTS에 이어 디스 위원장의 브리핑이 시작되자 동시 접속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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