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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제재 불구 러 석유산업, 유가폭등과 아시아 수출로 타격 줄어

기사내용 요약
EU, 헝가리 송유관등 제외, 원유 해상수입만 90% 줄여
전문분석가들 "아시아 유가 폭등에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수출늘려"
유럽연합, 러 천연가스 수입은 대체할 곳 없어

[브뤼셀=AP/뉴시스] 3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련 러시아 제재를 논의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장 앞에서 '사망 퍼포먼스'하는 우크라이나 시위대. 유럽연합은 결국 5월 30일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금지에 합의했다.
[브뤼셀=AP/뉴시스] 3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련 러시아 제재를 논의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장 앞에서 '사망 퍼포먼스'하는 우크라이나 시위대. 유럽연합은 결국 5월 30일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금지에 합의했다.
[서울= 뉴시스] 차미례 기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90%가량 금지하는 획기적인 제재안에 합의했지만, 그 효과는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폭등 특히 아시아 시장의 수요증가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고 있다. .

31일 AP통신은 30일 밤 늦게 이뤄진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안 합의는 몇달 전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27개국은 수입 원유의 25%와 천연가스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았다.

30일자 뉴욕타임스(NYT)도 EU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는 실제 적용 전까지는 큰 피해를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행이 되면 러시아 국가 경제의 초석인 석유 사업을 저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시아, 특히 중국 인도 등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으로 효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함께 보도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제재는 헝가리의 반발로 러시아산 원유의 헝가리 송유관이 중부 유럽에 공급하는 분량은 제외하고 전체 수입량의 3분의 2에 해당되는 해상 수입분에 대해 이뤄졌다.

전문 컨설팅회사인 매크로-어드바이서리의 크리스 위퍼 CEO는 이 때문에 러시아가 유럽 수출분을 중국, 인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수출하게 되면 상당한 할인을 해주더라도 재정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지금 당장은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있어서 러시아가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적다. 지난 해에 비해 유가가 크게 올랐다. 그래서 러시아가 할인 가격으로 수출하는 금액도 결국은 지난 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 그는 분석했다.

특히 인도와 중국은 국제 유가에 비해 큰 할인폭을 누리고 있는 두 나라여서, 얼마든지 더 많은 원유를 수입하려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유럽을 주 에너지 수출대상으로 여겨왔기 때문에 30일 유럽연합의 제재 합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라는 경고의 의미가 크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 제재의 목표는 오직 하나,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와 공정한 평화협정을 맺게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드미트로 쿠엘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번 제재로 러시아가 수 백억달러의 피해를 입을 것이며 러시아경제와 전쟁수행 능력을 더 빨리 소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 앞으로 자유세계와 테러국가 사이에는 중요한 경제적 거래나 연결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계속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우크라이나)=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마리우폴 인근 해상에서 순찰 중이다. 2022.05.31.
[마리우폴(우크라이나)=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마리우폴 인근 해상에서 순찰 중이다. 2022.05.31.
하지만 밀라노의 싱크탱크 ISPI 의 마테오 빌라 분석가는 러시아가 당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겠지만 그로 인한 역풍도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유럽연합의 제재로 국제 유가 전체가 폭등 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가가 폭등하면 러시아는 수익이 더 늘어나고 유럽국가들은 이 싸움에서 패배하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전처럼 어떤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 오히려 유럽이 단합해서 러시아를 망하게 하려 한다며 새로운 제재가 나올 때마다 이를 국민의 지지와 반 서방 감정을 부추기는 데에 이용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석달이 넘게 지났지만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에 큰 피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가 다른 원유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다.

석유 운송을 추적하는 에너지 관련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러시아의 5월 석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전월에 비해 약 20만 배럴 증가한 1020만 배럴로 추산됐다. 다만 침공 전보다는 약 80만 배럴 밑도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EU 해상 수출량은 2월부터 3월까지 하루 약 44만 배럴 감소했지만 그 이후로는 하루 약 120만 배럴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케이플러는 EU 금수조치가 실제로 발효되면 러시아산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 즉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그동안 구매자들은 값싼 석유를 비축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는 5월에 하루 평균 70만 배럴 이상을 사들이며 러시아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4월 관리들에게 6월1일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으로 에너지 수출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라고 명령했다. 이 계획에는 시베리아에서 새로운 석유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고 러시아 북극 해안을 따라가는 운송 통로인 북극해 항로 개발이 포함된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는 2019년에 개통된 550억 달러 규모의 파워 오브 시베리아(Power of Siberia) 가스관을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연결하는 것도 들어 있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대기업인 가스프롬 PJS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나흘 뒤인 지난 2월 28일 새 연결 가스관 설계 계약에 서명했다.

이러한 러시아의 대비가 주효할 경우에는 유럽연합의 제재도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