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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윤호중·박지현 체제 사퇴 수순…이재명 효과도 사라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당직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공동취재) 2022.6.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당직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공동취재) 2022.6.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불과 4년 만에 완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개 지역에서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를 이끌었던 이재명·윤호중·박지현 '스리톱 체제' 지도부가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제8회 지선 KBS·MBC·SBS 방송 3사의 1일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4개 지역에서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확실한 승리를 점쳤던 호남(광주·전남·전북)과 제주에서만 자당 후보들이 당선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신승을 예상했던 경기도는 김동연 후보(48.8%)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49.4%)가 경합을 벌여 개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불과 한 달 전 "7~8개를 확보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박홍근 원내대표)이라는 자신감과 달리 텃밭을 제외한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뒤지거나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민주당에 비상등이 켜졌다.

5년 만에 정권을 내어준 데 이어 지선에서까지 참패하면서 민주당은 격랑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당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제기됐던 비상대책위원회의 쇄신 부재와 혁신 공천 실패, 윤호중·박지현 두 비대위원장 간 엇박자 논란이 선거 패배에 대한 불만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이끌게 된 윤호중·박지현 위원장은 당 쇄신과 혁신 공천을 약속했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 오히려 지지층 사이에서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에 휩쓸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다 보니 대선 패배에 대한 원인 진단도 백서조차 만들지 못했다.

공천 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지도부는 서울시를 전략선거구를 지정했음에도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하는 송영길 후보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못 이겨 경선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리더십 부재'를 보였다. 서울시장 공천 잡음으로 선거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는 쓴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결정적으로 선거 막판에 지도부 간 갈등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 위원장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앞세운 당 쇄신을 요청한 것을 두고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 간의 신경전이 불거졌다. 원팀 결의를 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민주당의 자중지란'만 부각해 여당으로부터 공격의 빌미만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투톱 체제의 지도부가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책임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 정도의 패배는 예견된 결과였다"며 "지도부가 곧바로 사퇴하고 의원총회를 열어 수습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체제가 흔들리는 동시에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이끈 이재명 위원장의 입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불리한 판세를 극복하기 위해 대선 패배 책임을 뒤로하고 선거 전면에 나섰지만 자신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묶여 당이 기대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꺼내 들어 엇박자 논란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 공약과 관련한 국민의힘 공세가 거세지면서 당에서 장기 검토 과제라고 해명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 위원장은 자신이 출마한 '텃밭' 보선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박남춘 후보의 낙선이 예측되면서 '이재명 효과'가 선거 판세를 흔들지 못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는 경합으로 조사되면서 이 위원장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마저 빼앗길 경우 이 위원장이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당권을 잡을 명분을 확보하기 어렵다.

다만 선거 이후 당 구심점 역할을 할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의 책임론을 놓고 당내 계파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동안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위원장은 (선거 패배 이후)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할 수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것에 이 위원장이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위원장이 책임자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