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628년 만에 강원도라는 이름을 벗고 새로 태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첫 번째 선장을 두고 벌인 대결의 승자는 김진태였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전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제39대 강원도지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전에서 '12년 민주당 도정교체론'을 들고 호기롭게 등판했다.
당내 경선에서 정치신인인 황상무 전 KBS 앵커를 제치고 무난히 본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 후보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과거의 김진태'였다.
당 공관위가 '5.18 폄훼발언', '조계종 공권력 투입' 등 우파의 저격수를 자처하던 김 후보의 과거발언을 문제삼아 공천을 배제한 것.
김 후보가 '매운맛'을 빼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즈음이다.
김 후보는 공관위 요구에 즉각 자신의 과거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재경선을 치러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본선 상대는 '친노 적자'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이자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광재 후보였다.
김 후보는 거대야당의 전폭적 지원과 협조를 등에 업은 이 후보를 상대할 전략으로 '순한맛 김진태'를 꺼내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후보는 '현장속으로'라는 캠페인 통해 유기견의 아빠를 자처하고 리조트 손님의 가방을 손수 드는 벨보이로 변신하는 등 순한맛을 선보였다.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을 하던 김진태를 기억하던 도민들은 "진짜 김진태가 맞느냐"고 의아해 했다. 그럴때면 그는 "매울 때는 맵고, 순할 때는 한 없이 순하다"며 웃어보였다.
젊은 층의 호감이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십분 활용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이 대표를 강원도로 다섯 번이나 불러내리며 유세를 함께했다. 특히 이광재 후보의 텃밭인 원주에는 다섯번 모두 함께 하며 젊은 층에 한층 쉽게 다가갔다.
또 김 후보는 이번 선거전에서 이광재 후보의 정치적 터전인 원주를 집중 공략했다. 역대 강원도지사 출마자들이 관례적으로 수부도시인 춘천에 선거캠프를 차린 것과 반대로 그는 원주에 자신의 선거캠프를 차렸다.
강원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자 이광재 후보의 터전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었다.
그 결과 원주에서도 승리를 거머쥐며 전략이 주효했음을 증명해 냈다.
김 후보는 새롭게 태어날 강원특별자치도를 위해 Δ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원주 유치 Δ한국은행 본점 춘천 이전 ΔGTX-B 춘천 연장 Δ원주 부론산단 기회발전특구 지정 Δ강릉 강원도청 제2청사 설립 Δ경포호 국가정원 지정 등을 약속했다.
이번 선거를 순한맛으로 치른 김 당선인은 이 같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예산을 받아낼 때는 '소싯적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김 당선인은 선거 승리 직후 "이제 첫걸음을 뗀 강원특별자치도를 여당 도지사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서 완성해보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그러면서 "강원도민들께서 저를 구해주고 지켜주셨다"며 "오로지 강원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약속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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