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원욱 "지방선거 참패는 이재명의 '도망' 책임"(종합)

뉴시스

입력 2022.06.02 04:15

수정 2022.06.02 04:19

기사내용 요약
이재명 '지방선거 참패 책임' 작심 비판
"김혜경 법카 의혹 우리도 이해하기 어려워"
"강성 지지층 李 따르며 전통 지지층 돌아서"
"'졌잘싸'에 宋·李 조기 등판 '오만' 정점 찍어"
"박지현 청년정치도 '말'뿐…일관성마저 없어"
"왜 최고 후보가 거짓 후보에 졌는지 알아야"
"정확한 대선·지선·비대위 평가와 자기반성"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이원욱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이원욱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정면 비판하며 지난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배 책임 규명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도 참패가 예측된다"며 " 왜 우리가 ‘김동연’이라는 최고의 후보를 김은혜 같은 거짓후보에게 질 수 있는 후보로 만들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계양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는 것을 이유로 민주당은 또 '졌잘싸'할 것인가"라며 "그러기엔 너무 큰 패배 아닌가. 사실상 전패"라고 꼬집었다.

앞서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야유를 보낸 데 이어 별도 글을 작성해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지형·구도 문제 ▲역량·전략 부재 ▲공천 원칙 붕괴 ▲비대위의 갈짓자 행보 등을 열거하며 작심 비판에 나섰다.

우선 지난 대선 때 이 위원장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최대 악재였다"며 "김혜경 여사의 사과대로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보이지만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던 후보 부인의 법카 사용 의혹은 민주당으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힐난했다.

또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정치고향인 분당 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짐에도 이른바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양을을 선택했다"며 '험지 출마'를 택했던 노무현, 손학규 사례를 상기시킨 뒤 "항간에서 얘기하듯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도 비판했다.

전략공천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위원회는 형식이었을 뿐 모든 후보를 비상대책위원회가 알아서 선정한다"며 "왜 전략공천위를 끌여들였는가 지금도 의문이다. 나 역시 그 앞에서 무력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대선패배의 핵심책임자였던 두 후보의 출마는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자가 나타나는 곳곳마다 다니며 제2의 대선을 보여주는 듯 행동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패배 후 '졌잘싸'라고 위로하며 지냈던 순간 민심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져갔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쳤다"며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제 지역을 떠난 조기 등판은 그 정점이었다"고 탄식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도 "새롭게 등장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혁신과 쇄신의 목소리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공천과정에서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경선, 전 정권 부동산문제 책임자의 공천 등에서 전후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신뢰의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지현 위원장은 이준석의 광주행 등 기존 국민의힘 정치가 닿지 못할 정치영역을 (이준석 대표가) 적극적으로 파고 든 모습에 비하면, 사실상 파격적인 행보를 걷지는 못하면서 청년정치의 ‘말’뿐인 한계를 보여 주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이 제기한 586 용퇴론에 대해서도 "정작 대선패배 책임론자의 책임을 586세대에게 온통 떠맡겨 책임져야 할 사람들의 책임을 희석화하는 장치로 작용했다"며 "586책임론에 큰 틀에서 공감하지만 시기도 내용도 부족했다. 세대갈라치기라는 오명도 얻었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위원장 비판 글을 SNS에 올린 후 비난 댓글과 문자가 쇄도하고 있음을 언급한 뒤 "문재인 정부 내내 당내 의원들은 입을 닫아야 했다"며 "우린 지금 야당이고 변하지 않으면 2년 후, 5년 후 민주당은 없다. 토론하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의원들은 모든 것을 차치하고, 변화와 쇄신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정확한 대선 평가 ▲민주당의 자기반성 ▲지방선거 및 비상대책위원회 평가 ▲책임지는 정치 시스템화 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패배를 자초한 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으로서 나 역시 치열한 자기반성의 길을 걸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하 여당 의원으로서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하지 못한 비겁함이 있었다"며 "더 이상 퇴로는 없다. 이제 해야 한다. 마지막"이라며 대대적 쇄신을 주장했다.

이후 이 의원 SNS에는 이재명 위원장 지지자들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는 이 의원을 '겉만 민주당일 뿐 정체성이 다르다'는 뜻의 '수박'에 빗대기도 했다.


이에 이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무더위의 여름철보다 훨씬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 한다"며 "고맙다.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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