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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인증샷' 너도나도…관광 비자 발급 2주 걸릴수도

뉴스1

입력 2022.06.02 06:30

수정 2022.06.02 07:55

엔화 환전 인증 게시물(네일동 카페 게시물 캡처)© 뉴스1
엔화 환전 인증 게시물(네일동 카페 게시물 캡처)© 뉴스1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이달 10일부터 단체 관광에 한해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기로 발표하자 여행 상품 예약률이 크게 확대됐다.

2019년 노재팬 운동 이후 억눌렸던 일본여행 수요와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보복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비자 발급 등 관광 입국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지침)이 나오지 않아 실질적인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때 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노재팬으로 억눌린 보복 수요, 엔화 환전 인증샷 줄줄이

2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17일부터 한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 면제를 시행하고 2020년 3월부터 중단된 '김포~하네다'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이후 5월 중순부터는 여행사에 깔린 일본여행 상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 여행 커뮤니티는 정보 공유 글로 북적였다.


인터파크의 경우 일본 정부 입국 규제 완화 방침이 발표된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항공 예약률은 직전 2주 간(5.2~5.15) 대비 212% 증가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 격리 면제 조치를 발표한 16일 전주 동일 요일인 10일과 비교해 오사카 항공권은 400%, 나리타(도쿄) 항공권은 88% 예약이 늘기도 했다.

노랑풍선은 5월 한달 간 패키지 여행 예약률이 전월 대비 약 2.5배가량 증가했다. 전월 동기 대비 약 7배 가깝게 증가한 한 가운데 일본 여행 상품이 예약률 확대를 견인했다.

지난달 25일 참좋은여행이 특가로 판매한 '오사카 고베 2박 3일 패키지'는 공개 2시간 만에 1365명이 몰려 매진됐다. 예약객이 몰리며 참좋은여행 홈페이지는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약 121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일본여행 카페인 네일동에는 '환전 인증샷'이 속속 올라온다.

올해 들어 엔화 환율이 큰폭으로 떨어지자 일본여행을 준비하던 수요자들이 미리 환전에 나섰다. 엔화는 32년만에 역대 최저가 수준인 달러당 150엔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될지 몰라 3만엔 질렀다"며 "10월에 예약했는데 갈 수 있었음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100만원 이상을 환전한 다른 누리꾼은 "엔화 가격이 내려가는 거 보고 그냥 환전했다"며 인증글을 게시했다.

◇ 비자 발급까지 14일 예상…일본여행 현실적 한계

일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행사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직 관광 입국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 라인(지침)이 나오지 않아 여행 상품을 꾸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여행객에게 정확한 안내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대폭 축소된 한일 간 항공 노선 확대도 우선 이뤄져야 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패키지 여행 조건부 재개, 입국자 상한선 1만명 수준에서 2만명 확대 조치만을 내놨을 뿐이다. JNTO는 미국, 호주, 태국, 싱가포르를 대상으로 시범(검증) 관광을 진행하고 10일 이후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없으면 정기편을 이용한 여행확대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여행사들이 일본 여행수요 증가 움직임을 반기면서도 상품 판매계획을 조심스럽게 입안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일정에 항공 좌석 확보가 된 7월 말 8월 초에 떠나는 홋카이도(북해도) 전세기 여행 위주로 판매 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홋카이도 중심의 전세기만 준비할 수 있고 기존 정기편(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은 증편 및 일본 가이드 라인에 따라 상품 일정 변화가 예상된다"며 "예약자에게도 세부 내용을 안내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0일 오전 0시에 비자 접수가 시작돼 승인까지 대략 14일 정도 예상되기 때문에 빨라야 20일부터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아마도 이런 절차가 이어지면 일본여행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노재팬과 코로나19 이전까지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였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연간 7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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