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전 98일, "푸틴 포기때만 전쟁 끝"…우크라군 日 100명 사망(종합)

뉴시스

입력 2022.06.02 12:38

수정 2022.06.02 12:38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군 사상자 급증…젤렌스키 "100명씩 사망, 방어 한계"
세베로도네츠크 시가 전 격렬…루한스크 완전 점령 임박한 듯
러군, 남부 뱀섬 로켓포 배치 강화…서부 르비우 철도 터널 폭격도

[모스크바=AP/뉴시스]지난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라시아경제포럼에 화상 형식으로 참석한 모습. 2022.05.31.
[모스크바=AP/뉴시스]지난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라시아경제포럼에 화상 형식으로 참석한 모습. 2022.05.31.
[서울=뉴시스]김태규 임종명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98일째인 1일(현지시간) 전쟁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포기 없이는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왔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우크라이나 군도 하루 100명씩 사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평화 원치 않는 푸틴…휴전 거부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월 31일자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오직 푸틴 대통령만이 현재 우크라이나전을 끝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은 평화를 원치 않는다"며 "평화를 피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평화에 저항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고 지금도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말라는 세계 각국의 충고를 무시하고 전쟁을 시작했고, 현재의 공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푸틴 뿐"이라면서 "그러나 군사력이 한계에 직면하고 경제가 휘청거려도 푸틴은 휴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초·중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휴전협상이 진행됐고, 양측은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결과물을 도출했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매번 협상 결과를 다시 무위로 돌려버렸다.

스탈린과 히틀러를 분석한 저서 '블러드 랜드(피에 젖은 땅)'로 유명한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더라도 너무 빠른 승리는 푸틴에게 매우 불편할 것"이라며 "푸틴은 파괴·대량학살 범죄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만 스스로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 군 사상자 급증…젤렌스키 "100명씩 사망, 방어 한계"

러시아의 침공이 98일째인 이날 장기전 속에서 버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병력 손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상자 수가 급증하면서 방어에 한계를 노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상황이 매우 어렵다. 매일 60-100명의 병사를 잃고 있다"며 "약 500명의 부상자를 내고 있어 방어의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군은 큰 손실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혼란의 징후를 보이고 있고, 동부 돈바스에서 오랫동안 러시아에 점령됐던 지역에서 차근차근 후퇴 중"이라고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와 북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을 격퇴시킨 이후 활기 찼던 우크라이나 군 병력들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으로 인해 사상자들이 대거 나오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전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쟁이 시작되자 동원군 증원 목적으로 최소한의 훈련만 받은 지원병들을 배치하는 데 의지했다"며 "이는 사기 저하 징후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쿠투지우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쿠투지우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방위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쿠투지우카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2022.05.14.
[쿠투지우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쿠투지우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방위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쿠투지우카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2022.05.14.
◆세베로도네츠크 시가전 격렬…루한스크 완전 점령 임박

러시아 군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점령을 위한 공세 고삐를 더욱 바짝 당겼다. 세베로도네츠크 도심 진격 후 이어진 시가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의 잔여 병력 소탕 작전에 돌입했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계속 습격했고, 도시 동부를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 겸 지역사령관은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의 80%를 장악한 상태"라고 전했다.

시내 중심부를 향해 진격한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내 화학 공장을 정밀 타격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방어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질소 등 유독 가스가 방출되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중소 산업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을 점령하면 루한스크 주 전체가 러시아 군에 넘어가게 된다. 러시아가 집중공세를 퍼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의 공세를 최대한 지연하면서 세베로도에츠크에서 후퇴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강 건너 마주하고 있는 리시찬스크로 방어선을 후퇴시켜 더이상의 피해를 줄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세베로도네츠크 이후 러시아 군은 리시찬스크와 바흐무트까지 이어지는 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군, 남부 뱀섬 주변 로켓포 배치 강화…서부 르비우 철도 터널 폭격도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을 시도 중인 남부 중심의 방어선을 두텁게 하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출 선박 통제를 위해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인근 뱀섬(즈미이니섬) 주변을 봉쇄해왔다.

[즈미니섬=AP/뉴시스]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흑해 즈미니섬(스네이크 아일랜드·뱀섬) 인근에 러시아의 세르나급 상륙정, 바지선 등이 침몰한 모습이 보인다. 2022.05.13.
[즈미니섬=AP/뉴시스]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흑해 즈미니섬(스네이크 아일랜드·뱀섬) 인근에 러시아의 세르나급 상륙정, 바지선 등이 침몰한 모습이 보인다. 2022.05.13.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작전사령부는 이날 "러시아 군이 남부 오데사항 인근 즈미이니(뱀섬) 주변의 봉쇄를 더 강화하고 있다며 뱀섬 인근에 대공미사일 시스템과 현대화 된 로켓포, 전자전 기지 등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러한 방어선 강화는 남부 헤르손 주를 공략 중인 우크라이나 군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을 거점 삼아 공여받은 다연장로켓(MLRS)을 활용할 경우 병력 이동 없이 뱀섬을 타격할 수 있다.

세르히 브라추크 오데사 군사령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즈미이니섬(뱀섬) 주변 공중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러시아 선박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은 서부 르비우 지역에 대한 공습도 전개했다.


르비우는 철도 요충지로 서방으로부터 공급되는 무기와 기타 물자를 전역으로 공급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밤사이 러시아군이 르비우 철도 터널을 미사일로 폭격했다며 이에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러시아군이 카르파티아 산맥의 베스키디 철도 터널을 공격했다"면서 "주요 철도 연결을 끊고 무기와 연료의 수송을 방해하기 위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jmstal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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