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특수통 검사들 전열 재정비...검찰發 '사정정국' 본격화하나

뉴시스

입력 2022.06.02 15:34

수정 2022.06.02 15:34

기사내용 요약
"검찰에게는 지난 2년 정도 (수사 관련) 논란이 일었던 것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분명히 있을 것..."이런 상태에서 특수통을 전진배치 시켰다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전 정부에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 처벌 받아야 할 부분도 있어서 통상적으로 정권 초창기 특수부 검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관행...수사를 해야 할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표시가 보이고 있다. 2022.04.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표시가 보이고 있다. 2022.04.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6.1 지방 선거가 끝나면서 검찰발(發) 사정정국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개월 후 시행되는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앞두고 전 정부에서 질타를 받았던 '부실 수사' 논란을 잠재워야 하고, 동시에 검찰의 수사력을 입증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할 절실함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검찰 인사로 요직으로 복귀한 '특수통' 검사들이 업무파악을 마치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달 9일 관보에 게재되며 정식 공포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석 달 뒤면 부패·경제범죄와 선거범죄를 제외한 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지는 것이다. 선거범죄는 오는 12월까지, 부패·경제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길 때까지 한시적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인정된다.

지난 한 달여 기간 동안 검찰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로 민감한 사건이 다수 포진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특수통' 검사들로 물갈이했다. 검찰총장 직무를 대리하는 대검 차장검사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이원석(53·27기) 차장검사가 임명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통해 존재감을 입증, 검수완박 국면을 타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검찰과 법무부가 협력해 검찰청법·형소법 개정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력 입증은 검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후속조치 논의를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 장관 첫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송경호(52·29기) 지검장은 2018년 '다스(DAS)'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했고, 이듬해에는 '조국 수사' 등을 총괄했다. 이번에 교체된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도 조국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직접 수사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부실 수사 논란으로 특검 필요성까지 거론되던 대장동 사건을 지휘하게 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대장동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려,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민·관 사이에 뇌물·특혜가 오간 의혹과 관련해 김만배 화천대유 실소유주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녹취록 등에 거론되는 윗선들 수사는 지지부진해 친청부 검사들이 수사를 뭉갠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05.3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05.30. kmx1105@newsis.com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삼성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도 현재 중앙지검에 배당된 사건들이다. 그 동안 산업부 블랙리스트, 월성 원전 관련 수사도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수통 검사들의 원포인트성 지휘부 인사에도 과거와 달리 큰 반발이 나오지 않은 데에는, '수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새로이 교체된 검찰 지휘부가 실제 수사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만약 기대와 달리 결과가 저조하면, 검찰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까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것도 변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검찰에게는 지난 2년 정도 (수사 관련) 논란이 일었던 것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특수통을 전진배치 시켰다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군다나 검찰총장도 없는 상황에서 인사위원회도 안 거치고 뭔가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권 초기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은 일반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 정부에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 처벌 받아야 할 부분도 있어서 통상적으로 정권 초창기 특수부 검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관행"이라며 "수사를 해야 할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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