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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부부에게 유전병 숨기고 정자 기증한 영국 남성

기사내용 요약
자신의 유전병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알리지 않아
낮은 IQ·정신지체·자폐행동…첫째 딸 의심 증상 발현
"정자 기증 받기 전에 법적 서류 꼼꼼히 검사할 것"
[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6.02.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6.02.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두 명의 아이를 가진 영국의 한 레즈비언 여성 A(24)씨는 요즘 아이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아이를 낳기 위해 정자를 기증받았는데 알고 보니 이 남성이 유전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과거 서류를 꼼꼼히 살피지 않았던 것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남성인 제임스 맥두걸(37)은 유전적 질환 '취약 X 증후군'(Fragile X Syndrome)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많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기증했다.

이 증후군은 X 염색체에 문제가 있는 열성 유전 질환으로 낮은 아이큐(IQ)와 발달지체, 그리고 자폐적 행동장애 증상을 일으킨다.

영국 더비셔주에 사는 A씨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정자를 기증받을 당시 맥두걸은 자신의 유전병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며 자신의 두 딸에게도 이 증후군이 유전되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A씨와 그의 파트너는 소셜미디어(SNS) 광고를 통해 맥두걸을 발견했었다. 그들은 이 남성이 자신들이 임신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값싼 방법이라 생각했다.

동성애자이자 직업이 없었던 A씨 부부는 맥두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맥두걸은 선의를 베풀며 무료로 정자를 기증해주려 했기 때문에 그들은 맥두걸이 정자를 기증할 때마다 거마비로 단돈 10파운드(약 1만6000원) 만을 지불했다.

A씨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임신에 성공했고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리고 A씨는 두 번째 파트너를 만났고, 맥두걸의 정자를 기증받아 두 번째 아이를 낳았다.

현재 3살과 18개월의 두 딸을 두고 있는 그는 "큰아이가 취약 X 증후군의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큰딸은 검사를 받고 언어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 딸도 이 유전병에 걸렸을지 아직 알 수 없다.

A씨는 맥두걸이 자신에게 보인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맥두걸은 내가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팬데믹 격리를 핑계로 내 집에 2주 동안 머물렀다"며 "그동안 나에게 성적인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맥두걸이 나에게 집착했다"며 자신과 함께 있기 위해 "나의 파트너를 쫒아내려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맥두걸은 자신의 부모에게 A씨와 연인 관계라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두 딸을 낳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아이가 맥두걸이 아닌 자신을 닮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너무 어려 놓치는 것이 많았다며 다른 여성들, 특히 예산이 한정적인 레즈비언 커플들에게 "어머니가 되고 싶다면 법적 문서를 두 번 세 번 확인한 후에 더 신경 써서 결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맥두걸의 신원은 지난달 29일 가정법원에서 그가 자신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 일부에 대해 접근을 요구하는 전례 없는 소송을 제기하며 밝혀졌다.

법원은 다른 여성들이 정자 기증자로서 그를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맥두걸의 이름을 공개했다.

A씨 또한 "맥두걸은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른 여성들에게 그를 피하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ars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