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주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배추 생리활성촉진제 효과 입증
기후변화대응기술 10선에 선정
여름철 실증결과 수량 18% 늘고
영양생리 장해도 많이 발생 안 해
배추 생리활성촉진제 효과 입증
기후변화대응기술 10선에 선정
여름철 실증결과 수량 18% 늘고
영양생리 장해도 많이 발생 안 해
이희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53·사진)는 이 같은 문제점에 착안해 '생리활성촉진제'를 통한 안정적인 배추 생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물질을 사용하면 농작물의 재배 환경이나 세균·곰팡이 등 스트레스에 저항성이 생기고, 여름철 배추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이 연구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단위면적당 배추 수량이 크게 감소한 것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해당 기간 고온과 가뭄, 아주심기 시기의 강수량 증가 등으로 단위면적당 배추 수량은 6%에서 22%까지 감소했다. 2016년에는 생산량이 평년 대비 17% 감소하며 가격이 포기당 8000원까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이 연구사는 "최근 여러 작물을 대상으로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생리활성촉진제의 효과검토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폭염과 가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알맞은 엽면살포용 물질을 탐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시설에서 낮 30도, 밤 25도, 토양 수분 20%의 건조한 조건을 구현한 뒤 우수한 '글루탐산'만 선발, 7월 중순부터 4회의 농가 실증을 거쳤다. 그 결과 수량이 18% 이상 증가하고 영양생리 장해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글루탐산은 농가에서 농약살포 시 혼용 살포가 가능해 추가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해 경제성도 높다.
이 연구사의 연구는 배추의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생화학적 반응을 구명하고 환경스트레스 저감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후변화대응 대표기술 10선에 선정됐다. 지난 2019년 7월 24일엔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같은 기술을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농가의 편익은 2022년 3800만원을 시작으로 10년 후 2031년에는 17억원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126억6350만원으로 다른 기술 대비 매우 크다.
이 연구사는 "자연조건과 유사한 환경조건 재현을 위해서 재배환경 조건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시설 구축이 필요했다"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수원에서 완주로 건설현장 점검차 출장을 다니던 시간들은 참 고됐지만, 세계 최초로 인공강우가 가능한 최첨단 연구시설을 구축했다는 점은 뿌듯한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다짐으로 그 기간을 이겨냈고, 조금씩 현실이 되어 가는 것을 보면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외로운 길을 늘 응원해주신 선배님, 함께 걸어준 연구실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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