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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낸 여야, 법사위원장 쟁탈전 본격화…국회는 개점휴업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총 250표 중 찬성은 208표 반대 36표 기권 6표로 가결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총 250표 중 찬성은 208표 반대 36표 기권 6표로 가결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4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4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싸움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법제사법위원장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법사위원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0시를 기점으로 닷새째 국회의장단(국회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회가 없는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임기만료(5월29일) 5일 전까지 뽑게 돼 있는 국회의장단 선출 작업이 미뤄지면서 후반기 원구성도 줄줄이 밀리게 됐다.

의장단 선출이 우선이라는 민주당과 법사위원장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국민의힘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는 일정조차 잡히지 못했다.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아 회의 소집과 법안 의결·심사 등도 불가능하다.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여야가 합의한 대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전반기 원내지도부가 한 일을 의무적으로 계승할 의무는 없다며,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1일) 최고위 회의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국회 제1, 2교섭단체가 교차해 맡아온 것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오랜 전통이고 협치 정신"이라며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에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1대 국회 시작부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차지해 힘자랑만 일삼아온 것이 나비효과가 돼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선 결과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연계해 생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존처럼 강경한 태도로 국민의힘과 협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일 MBC라디오 방송에서 "지선과 기초단체장 선거를 생각보다 많이 진 것은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민심이 이렇다고 한다면 (원 구성 협상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6·1 지방선거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 더불어민주당의 완패로 마무리됐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과 제주, 경기 등 5곳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정하면서 지도부 공백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재명 의원에 대한 책임론을 중심으로 잠잠했던 당내 갈등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원구성을 논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합의 당사자였던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고, '강성파'인 박홍근 원내대표가 원내 사령탑을 맡게되면서 원구성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일단 박홍근 비대위 체제로 원구성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공백으로 줄줄이 예고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패싱’ 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3일 기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국세청장과 합참의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인사청문회법상 장관의 경우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기한 내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대통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그 시한을 넘기면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지, 당분간 차관 체제를 유지할지도 원구성 협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원내 1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단독으로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더라도, 국회의장단이 선출되면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이 가능하다.

7월17일 제헌절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의장이 제헌절 행사를 해야 하는데 의장단이 없으면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여야 모두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여 교통정리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원구성협상이 (2개월 이상)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려는 상황인데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그 자리에 더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입법부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이재명 의원에게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민주당이 비대위 체제로 신속하게 원구성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대로 추락한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징검다리 비대위'로 곧 원구성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