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준의 '자이언스 스텝' 발표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시사 이후, 혹독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이 경기침체(리세션)를 촉발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연준은 세계 1위 미국 경제를 탈선시키지 않으면서도 수요를 둔화시켜 물가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희망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을 놓고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앞서 전날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 인상폭을 거의 30년 만에 최대인 0.75%포인트(p)로 잡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0 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혹은 75bp 인상이 다음 회의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공격적인 통화긴축의 신호도 보냈다.
0.75% 인상이란 '자이언트 스텝'은 연준이 치솟는 연료와 식료품 그리고 주택 가격을 억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은 뒤 나온 것이다. 물가 급등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은 연방금리를 지난 3월 이후 1.5%p 올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관련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문제가 맞물려 물가는 40여년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파월 의장은 일자리 감소를 동반하는 경기침체가 목표가 아니라면서 "즉각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건전한 경제에는 안정적 물가 수준이 필수적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찬치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무척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일들이 적절한 시기에 맞아떨어져야 한다"며 연준 골디락스(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어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태) 시나리오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번에 새로 업데이트한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금리가 3.4%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같이 공격적인 긴축으로 방향으로 잡으면서, 현재로선 실업률 상승을 포함하는 '경착륙(소프트 랜딩)'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왔는데 지난 5월 실업률은 3.6%로, 팬데믹 이전보다 살짝 올랐다. 파월 의장은 4.1% 정도의 실업률에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해 줄어들게 되는 것이 "성공적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수개월 동안의 여러 이벤트들은 난도를 높였다"면서 경착륙을 이끄는 것은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여러 요인들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과 바람과 달리, 실업률이 0.5%p 오른다면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간주될 수 있다. 투자회사 그랜트 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전망은 "비현실적"이라고 폄하했다.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외환 리서치 헤드인 스티브 잉글랜드는 결과가 "기술적 리세션은 아니더라도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리세션이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잉글랜드는 "경기침체의 리스크는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스찬치치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을 통제하는 강한 조치가 없다면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것으로 1970~1980년대에 마지막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준은 지금 인플레이션을 관리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지속돼 미래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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