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공사가 민간발전사보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등 가격 협상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스공사의 도입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공공성과 수급관리책임을 지고 있어 이윤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채 사장은 17일 개인 SNS 계정에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법은 수십년짜리 장기도입계약을 하거나 해마다 국제시장에서 수시로 현물로 사는 방법이 있다"면서 "메이저기업들이 가스공사에 장기계약이든 현물가격이든 오퍼를 할 때에는 다른 기업들보다 공사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저기업들이 현물가격오퍼를 할 때 공사에는 JKM(한국·일본에 수입되는 평균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오퍼를 하지만 다른 한국의 발전사에 대해서는 JKM보다 높은 가격으로 오퍼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즉 가스공사가 동일한 시점에 장기계약이든 현물계약이든 오퍼를 받는다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채 사장은 또 '가스공사의 평균 도입단가가 민간보다 높은 또 다른 이유'에 대해 "민간사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이 가능한 구조와 공사의 천연가스 수급관리의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의 메이저들이 높은 가격을 요구할 때에는 민간 직수입자들은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가스공사로부터 공급을 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어 "가스공사는 공급의무가 있어 비싼 가격에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며 "반대로 국제시세가 낮게 형성될 때에는 민간발전사들 또는 발전자회사들은 자신들이 직도입을 하기를 선호한다. 공사의 장기도입계약의 평균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시장 구조를 소개했다.
채 사장은 "즉 선택적으로 유리할 때만 자신들이 직접 도입을 하는 소위 '체리피킹'을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제시세가 저렴하게 형성되었을 때에도 이를 민간이나 발전자회사가 아니라 가스공사가 대신 들여왔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것보다 싼 가격으로 들여왔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채 사장은 "만일 지금 시점에서 공공성을 포기하고 싸게 들여오고 있는 장기도입계약물량 중 약 300만톤을 국내시장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돌려서 팔면 앉아서 1조원이 훨씬 넘고 때로는 수조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공성과 수급관리책임을 지고 있는 공사는 그렇게 이윤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천연가스산업의 공공성과 수급의무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만일 지금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위기상황에서 수급관리부담을 가스공사와 다른 민간사 또는 발전자회사들이 나눠어 진다면 가스공사 혼자서 비싼 현물을 사야하는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며 천연가스 수급관리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국내 LNG 도입물량의 90%를 담당하는 독점적 지위에 있다. 국내 도시가스 시장에서는 100%, 발전용 LNG 시장에서도 85%라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983년 '가스를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과 공공복리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한국가스공사법 시행에 따라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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