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국내 증시가 연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리스크(위험)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과 함께 경기 침체론이 힘을 얻으면서 개인투자자는 방어적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자 세계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전날(16일) 다우존스 지수는 2.42% 하락하면서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만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3.25% 떨어지며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 나스닥 지수는 4.08% 빠지며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도 이날 개장 직후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2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매크로(거시경제) 악재로 증시가 추세 반전을 보이기 어려워진 만큼 주식비중을 조절해 리스크 관리에 힘을 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트레이딩 측면에서 대응을 유지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욕심은 자제할 때"라며 "안전자산 비중 확대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자산을 잘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1분기 말에서 2분기 사이로 예상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시점은 이미 3분기 이후로 옮겨진 상태다.
또 연준이 이달에 이어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한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에 경기 침체 공포는 커지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이 인플레이션을 잡을지를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원유 가격 상승과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발생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연준의 통제범위 밖에 놓여 있는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로 주식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추가 경제지표 확인이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원유 가격이 관건인 만큼 고유가 장기화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지난 15일 미국에서 발표된 5월 소매판매 지표가 전월 대비 -0.3%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로 전환하는 등 고유가발(發) 수요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만 해도 5월에 전월 대비 7.8% 올랐는데 기름값이 오를 경우 가계는 다른 항목에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증권은 유가 상방압력에 따라 원가 부담 대비 이익개선이 가능한 업종이 방어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과거 고유가 국면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향조정된 업종은 평균수익률이 다른 업종보다 양호했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주간 단위 2022년 매출총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는 업종은 에너지, 상사, 운송, 반도체로 압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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