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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이브 올린 날, 경각심 느꼈다는 LG 고우석

뉴시스

입력 2022.06.17 23:24

수정 2022.06.17 23:24

기사내용 요약
키움전 무사 만루 1실점 진땀 세이브
LG 선수 3번째 100세이브 달성

[서울=뉴시스]고우석 100세이브 기념 사진.(사진=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고우석 100세이브 기념 사진.(사진=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경각심을 준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100번째 뒷문 단속에 성공한 날,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은 또 하나를 배웠다.

고우석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1로 앞선 연장 10회말 등판해 1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4-2 승리를 거두면서 고우석은 데뷔 후 100번째 세이브를 완성했다.

100번째 세이브를 올리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등판할 때부터 뭔가 리듬이 이상했는데 결국 오래지나지 않아 위기가 찾아왔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볼넷을 헌납,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이후 송성문-이정후에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에 몰렸다.

고우석은 "원래 이 정도는 아닌데 정말 이상한 것까지 전부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보니 100세이브는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면서 "선두타자 볼넷이 가장 아쉬웠다.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곱씹었다.

이정후와의 승부 역시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허를 찌른다는 생각에 커브를 꺼내들었지만 이정후는 이를 제대로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고우석은 "코스 자체는 잘 들어갔는데 타이밍이 뻔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내 최고의 타자인 정후랑 승부하는데 너무 쉽게 던졌다. 내가 너무 오만했다"고 자책했다. "확실하게 유인구를 던지지 못한 것, 그 전에 던졌던 공이 의미 없이 빠진 것, 하나 더 추가하자면 너무 뻔한 타이밍이었다는 것, 이 세 가지가 아쉽다"고 구체적으로 복기했다.

무사 만루에서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린 고우석은 김웅빈의 투수 땅볼 때 1점을 빼앗겼지만,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고 승리를 지켰다.

2019년 마무리 투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100번째로 따낸 세이브였다. LG 투수로는 김용수(1991년), 봉중근(2015년)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고우석은 100세이브 소감에 대해 "깔끔하게 막았으면 거창하게 얘기했을 텐데, (오늘은) 나에게 경각심을 주는 경기였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더 높은 기록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면서 건강하고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2017년 입단 후 2년 간 중간계투로 경험을 쌓은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 변신 첫 해인 2019년 35세이브로 연착륙을 알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큰 탈 없이 LG의 뒷문을 책임지는 중이다.

100개의 세이브 중 고우석은 특히 첫 세이브와 두 번째 세이브가 각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첫 번째 세이브 때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생각으로 나가서 아무 생각없이 던졌다"는 고우석은 "두 번째 세이브는 꼭 일주일 뒤 삼성전(2019년 4월28일)이었는데 1점차에서 마지막에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우석은 "그때 상황이 오늘과 비슷했다. 계속 커트를 당했는데 마지막 변화구가 들어갔다. 원래 3B-2S에서는 잘 안 던졌는데 그때 정말 복판에 딱 들어갔다. 그때 감각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고 보탰다.


이미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통하는 고우석이지만 더욱 위력적인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구종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고우석은 "한가지만 파고드는 투수보다는 여러 가지를 잘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패스트볼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구종도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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