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국힘 해결사 ‘윤핵관’ 권성동

뉴스1

입력 2022.06.18 06:01

수정 2022.06.18 06:0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법제화 비전선언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법제화 비전선언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박기범 기자 = "앞으로 저는 할말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 눈높이서 벗어나지 않게 하겠다."

지난 4월8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내놓은 당선 인사말이다. 70일이 지난 6월18일, 그는 당 안팎에서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해결사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정부에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다. 당원들 사이에서 신임이 두텁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형님 리더십'으로 의원들을 이끈다는 평을 듣는다. 한번씩 욱할 때도 있지만 솔직해 사람들이 잘 따른다는 평이 많다. 행동력이 강한 '동네형' 스타일이란 평도 나온다.

취임 한달도 안돼 검수완박 여야 합의 번복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권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당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간 설전,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에 당 지도부 인선 갈등, 의원모임 '민들레' 등 뇌관이 터질 조짐을 보일 때마다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고심하고 있을 때 당내 의견을 청취해 "거취 문제는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한 것도 권 원내대표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을 때에도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문제를 총괄적으로 책임졌던 분을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을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에게 당의 우려를 전달, 지명 철회를 이끌어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총대를 메고 낙마시켰다는 뒷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설전이 벌어졌을 때도 "감정 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당을 위해서 소모적인 논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당내 친윤계가 주축이 된 의원모임 민들레가 '계파 부활' 논란이 있을 때도 "국민들에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발족을 안하면 좋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최고위에서도 공천 문제나 당 지도부 인선 등을 두고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면, 권 원내대표가 나서서 '그러지들 말자'며 적극 중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엔(16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을 두고 이 대표와 안 의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권 원내대표가 직접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16일 YTN라디오에서 "원내대표가 2인자 아니겠나"며 "당 내에 당 대표와 다른 의원이나 당 대표나 다른 최고위원들 간의 의견이 다르거나 갈등이 있으면 중재 조정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는 물론이고 모든 의원 당원들하고 연대를 해야 되는 입장이고 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권 원내대표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폭넓은 인맥이 있다.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는 거의 매일 통화하며 현안을 논의하거나 편히 일상사를 나눈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은 검찰 선후배 사이로 정계 입문 전부터 막역한 친구 사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강릉 출신인 권 원내대표에게 찾아가 어린 시절 강릉에 산 인연을 언급하며 먼저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원내대표 간 인연이 당정간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반 각을 세우던 이 대표와도 관계가 부드러워졌다. 차기 당권을 두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도 있지만,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로서의 지위를 인정해주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당내엔 '30대 0선' 당대표라고 이 대표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데, 권 원내대표는 깍듯이 당대표로 대우한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안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면서도 "그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이준석 대표께 보고드렸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과도 사이가 좋다. 장 의원은 민들레 모임 '계파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다.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고 적었다. 장 의원은 민들레 모임 불참 의사를 밝힌 후 권 원내대표에게 "형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도 전해졌다.

덩달아 당내 인기도 높아졌다. 한 초선 의원은 "한덕수 총리나 국무조정실장 낙마 문제를 해결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의 신임이 두텁다"며 "의원들이 다들 저 인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개적으로 이슈를 꺼내고 자진사퇴시키면서 당정 관계에서 당이 할 말은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권 원내대표에 대해 "겉으로 보기엔 본인 주장이 셀 것 같지만, 의원들이 찾아가 의견을 전하면 최대한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라며 "대통령에게 할말은 하는 분이라 여당으로 일하기 편하다"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저희한테 본인 생각을 다 말씀해주시고 겉으로 다 드러내시는 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과 윤석열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을 순조롭게 풀어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평가될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20일째 공회전하고 있는 원구성 협상,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 지원 등 등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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