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사태 피부로 체감
불확실성 대비..조직 재정비
좋은 인재..기술 확보 강조
불확실성 대비..조직 재정비
좋은 인재..기술 확보 강조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오전 9시30분을 전후해 전세기편을 통해 김포공항에 입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 오고 조직이 이런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동안 네덜란드 총리를 만난데 이어 ASML 본사를 방문해 최고경영진들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을 논의 했다.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는 EUV 노광장비가 필수인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한대당 가격이 2000억원 안팎에 달하고 1년에 40대 정도만 생산할 수 있는데, 이를 먼저 공급받기 위해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줄을 선 상태다.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에서 EUV 장비의 원활한 공급을 ASML 경영진들에게 직접 확답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는 TSMC와 삼성전자가 비슷한 물량을 나눠 가졌지만, 미국의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하면서 확보 경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추격하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현재 약 80대 정도의 EUV 노광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 시설 투자에 52조원을 투입키로 해 추가 장비 도입을 예고했다. 올 초 ASML의 피터 베닝크 CEO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요 보다 생산능력이 부족해 앞으로 2년간 EUV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대 미만의 EUV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유럽의 반도체 연구시설도 둘러보고 최신 기술 흐름을 점검했다.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를 방문,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기술과 개발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ASML과 반도체 연구소 가서 앞으로 차세대와 그 다음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 체감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배터리, 전장 생산 거점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고객사를 만나 협력을 다졌다. 이 부회장은 "헝가리의 배터리 공장·BWM도 만나러 갔었고 전장 회사인 하만 카돈도 방문했다"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헝가리 괴드에는 삼성SDI의 유일한 유럽내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 249억원을 기록, 생산 안정화에 돌입한 삼성의 중요한 유럽 내 생산거점이다. BMW는 삼성SDI의 최대 납품처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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