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이지은(36)씨는 집 앞 편의점을 찾았다. 이날 이씨가 구매한 양배추 4분의 1통의 가격은 900원. 같은날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1680원)과 비교했을 때 800원가량 저렴했다. 이씨는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 집에서 직접 밥을 해먹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PB 상품이 가격도 저렴하고 1인 가족에 맞게 소포장돼 종종 구매하고 있다. 물가가 올라 100원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손이 간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내세운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PB상품은 유통단계 축소로 마진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까지 참여해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업체들은 PB 상품을 확대하며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힘을 보태고 나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벽 배송 업체 마켓컬리의 PB 상품 'KF365'(컬리프레시365)의 올해 1~6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KF365의 경우 농산물 등을 위주로 직매입한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 상품이다. 컬리는 유통 단계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 가격을 낮췄다. 'KF365'는 지난 2년간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종류를 100여 개로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16일 자체 과일 브랜드 '신선농장'을 출시했다. 과일 재배 농가를 직접 선정하고 생산 전 과정에 참여해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가격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매출이 평균 20% 증가한 참외, 수박, 사과 등을 선정했다.
CU는 편의점에서 소포장 채소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싱싱생생' 브랜드를 론칭했다. 마늘, 감자, 고추 등 인기 채소 15개를 선정해 업계 평균가 대비 30%가량 가격을 낮췄다. 상품 가격은 최소 900원부터 최대 4500원까지다.
외식 물가 인상으로 1·2인 가구에서도 집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에서 소포장 채소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CU의 지난해 소포장 채소류 매출은 전년 대비 15.5% 늘었고, 올해(1~5월)도 매출이 22.5% 증가했다.
자체브랜드는 공산품까지 확대되고 있다. GS25는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 제품 '리얼프라이스' 판매를 시작했다. 키친타월, 위생장갑, 위생팩, 롤백 등 공산품 6종을 도입했다. 기존 GS25 매장에서 판매하던 상품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고 가격은 20%가량 낮췄다.
롯데홈쇼핑은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 '올타라이프'(ALLTA LIFE)를 출시했다. 첫 번째 내놓은 캡형 물티슈의 가격은 1장당 약 10원 정도. 김유택 롯데홈쇼핑 e리빙부문장은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 양극화가 심해짐에 따라 가성비를 앞세운 리빙 상품군을 첫 번째 내놓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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