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비용 많이 들고 성과는 더뎌
사업 본궤도 오르기 전 도산위기
작년까지 넘쳐나던 자금유입 뚝
금리인상 맞물려 VC마저 등돌려
일부 업체, 제약사에까지 'SOS'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데스밸리(죽음의 구간)로 빠져들고 있다. 데스밸리는 벤처기업들이 투자유치 실패와 자금 부족으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지도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업 본궤도 오르기 전 도산위기
작년까지 넘쳐나던 자금유입 뚝
금리인상 맞물려 VC마저 등돌려
일부 업체, 제약사에까지 'SOS'
지난해까지 풍부한 유동성으로 바이오사업에 대규모 자금유입이 이어졌던 것과는 정반대다. 바이오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기업공개(IPO)도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회수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탓이다. 투자의 구심점인 벤처캐피털(VC)도 투자를 꺼리면서 바이오업계에선 '돈맥경화'에 따른 구조조정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VC와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각광받았던 바이오 투자 열풍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한 연간 벤처투자실적에서 바이오·의료업종 투자 비중은 지난 2019년 25.8%에서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27.8%까지 높아져 최다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1·4분기에는 19.5%로 20% 선이 붕괴됐다.
VC업계 역시 올해 바이오 투자는 사실상 접었다는 기류가 강하다. 바이오산업은 신약 개발 등에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임상 및 사용승인 등 복잡한 과정으로 장기투자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약세장 등으로 비용 및 기간에 비해 투자리스크가 높은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콘테라파마·스탠다임·딥바이오 등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회수를 시도했지만 지난해 말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고, 금융당국의 새로운 기술성 평가 도입으로 줄줄이 상장이 미뤄졌다.
돈줄이 막힌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제약사에까지 SOS를 치며 자금경색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 바이오 벤처기업의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투자 대비 성과가 늦게 나온다"면서 "자금유치에 실패한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을 줄줄이 연기해 미래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바이오업체들은 제약사에 투자자금을 요청하는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기피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업체들의 투자유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 등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투자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까지 투자기피가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개발 성과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전개돼 영세한 바이오업체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jw@fnnews.com 강재웅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