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프랑스 국민의회(하원) 결선투표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중도연합 '앙상블'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투표 후 5개 여론조사기관 예측을 종합한 결과, 앙상블은 200~260석을 차지해 과반에 필요한 289석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뤼크 멜랑숑이 주도하는 좌파연합 신 생태·사회민주연합(NUPES·누페스)은 149~20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은 60∼102석으로 약진해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통신은 프랑스 정치가 혼란에 빠졌다면서 "좌파연합과 극우세력이 약진한 결과 의회 과반을 잃은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개혁안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입법부 활동이 마비되고, 범여권이 과반을 점하기 위해 새로운 야당에 손을 뻗쳐도 혼란스러운 연정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핵심 지도자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사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국내 문제에 시선을 빼앗길 위험이 크다고 AFP는 진단했다.
파리정치대학의 브루노 코트레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무적' 이미지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감세와 복지 개혁, 정년 연장이라는 야심찬 2기 개혁을 예정해 두고 있었으나 이번 선거 결과 모든 계획이 흐지부지될 위기에 처했다.
개혁을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할 프랑스 장관들 중 3명이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장관직을 내려놓게 됐다. 정부가 선거에 앞서 "의석을 얻지 못하면 사임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걸었기 대문이다.
브리지테 부르기뇽 보건장관과 쥐스틴 베냉 해양장관, 아멜리 드 몽샬랭 환경장관 모두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고 사임을 앞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가까운 동맹인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과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전 내무장관도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그나마 내각의 젊은 피인 클레망 본 외무부 유럽연합담당 장관과 스타니슬라 게리니 공공서비스 장관은 가까스로 선거에 승리해 의석을 지켰다.
도미니크 루소 파리 팡테온소르본대 법학과 교수인 "이번 선거 결과는 개혁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통치가 훨씬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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