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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회의 유출, 단속하랬더니" vs 이준석 "한번 해볼까"…또 충돌(종합)

뉴스1

입력 2022.06.20 11:44

수정 2022.06.20 11:4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인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인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유승 기자,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번에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진행 여부를 두고 또 충돌했다. 두 사람은 앞서 당 혁신위원회, 안철수 의원의 최고위원 인선안(정점식·김윤)을 놓고도 부딪힌 바 있다.

20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면서 "(다만) 회의가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비공개에서 나온 내용들이 언론에 자꾸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는 현안 논의를 하지 않고 안건 처리만 하겠다"며 "그러니 최고위원들은 현안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개발언 모두발언 끝에 붙여서 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배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 차례가 오자 이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할 게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좀 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후 두 사람의 갈등은 더 격화됐다.

이 대표는 "기공지한 대로 오늘 비공개 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공개 회의를 없애면 어떡하냐"며 "누차 제가 회의 단속을 해달라고 제안하지 않았냐"고 맞섰다.

이 대표는 "발언권을 득해서 말하라. 비공개 최고위에서 나온 내용이 누차 누출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대표께서도 스스로도 많이 유출하셨지 않냐"고 했고 이에 이 대표는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도 나와서 더 이상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이는 사실상 배 최고위원에게 '유출의 책임'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배 최고위원이 다시 그동안 이 대표가 언론에 유출한 것이 많다는 식으로 주장하자 이 대표는 "단속해볼까요, 한번"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두 사람을 말리다 책상을 치며 "그만합시다"면서 "비공개 회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언쟁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의사권을 넘기겠다고 언급하면서 자리를 뜨기도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뭘 유출하냐. 언론에 (대표가) 제일 많이 (유출)하셨다"고 이 대표를 향해 다시 외쳤고 이 대표는 "내 얘기를 내가 했다고?"라며 다시 맞섰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후 회의실에서 나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과열된 부분을 냉각시키기 위해 잠시 동안 비공개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논의할 게 있다면 언제든 소통할 테니 연락을 주면 소통하자는 게 현재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이 대표가 다른 최고위원들과 사전에 비공개 회의 진행 여부를 논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최고위 사전 논의가 없으니 와서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유출한 사람이 특정인이라고) 판단한 정황은 아직 제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권 원내대표는 9시42분께 기자들과 만났다.

9시25분부터 약 15분간 비공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권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어떤 얘기가 진행됐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언성이 높아진 부분은 여러분이 다 보셨고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며 안 의원의 최고위원 추천안에 대해서도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됐지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에둘러 비공개 회의 진행에 힘을 실었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은 가급적 외부 발설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구성원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 내가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문제는 아니다"며 "그래서 가끔은 실무자들을 배석에서 제하는 경우도 있는데, (외부 언급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라 제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배 최고위원은 거듭 억울함과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보안에 요하는 얘기라면 회의를 단속해주고 비공개 회의는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표 메시지는 누군가를 탓하게끔 오해할 수 있는 얘기가 됐다"며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고 내부 단속을 하고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와 앞서 여러 차례 부딪혔던 조수진 최고위원 또한 기자들과 만나 "이게 어떻게 여당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세상에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끌고 가느냐. 집권 여당 대표가 모두발언도 안 하고, 그렇게 하려면 뭐하러 대표를 하느냐"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회의를) 가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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