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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한 동생 주민등록 말소... 끊어진 천륜 다시 잇고 싶어" [잃어버린 가족찾기]

최재숙씨 찾는 오빠 최재원씨
8세때 관공서 맡긴후 연락 끊겨
어린시절 최재숙씨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어린시절 최재숙씨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37년 전 국민학생이었던 최재원씨(45)는 동생(최재숙·42·여)과 헤어졌다고 한다. 너무 어렸던 최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온전히 기억하지 못했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에 의하면 헤어진 1986년 7월 4일께 하늘에서 눈인지 아닌지 모를 어떤 것이 내렸다고 한다.

최씨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전구1리에서 살고 있었는데 당시 재숙이는 할아버지 집에 맡겨진 상황이었다"며 "어느 날 집안 어른들이 동생을 버스에 태워 어디론가 보냈다. 이후로는 재숙이를 다시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최씨는 "외가에서 데리고 갔다는 이야기 정도만 들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최씨의 기억은 여기까지였다. 그러면서 최씨는 동생과 이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종사촌 누나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고 했다.

연락이 닿은 이종사촌 누나는 "딸을 찾는 이모(모친)와 동생을 찾고 싶어 하는 이종사촌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상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종사촌 누나가 기억하는 이별의 원인은 '가정형편'이었다. 생활고로 힘들게 지내던 시기라 할아버지가 최재숙씨를 외가로 보낸 것이라고 했다. 외가는 경북 영주시 순흥면 청다리(제월교) 인근의 마을이었다. 외가로 온 이후 최재숙씨는 이모들이 돌아가면서 돌보게 됐다.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은 최재숙씨가 8살이 되면서다. 국민학교를 입학해야 하는 시기가 됐지만 외가의 이모들 모두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보니 학교까지 보낼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종사촌 누나는 "다들 가정형편 등으로 재숙이를 키우지 못한다고 해 결국 관공서에 위탁했다고 들었다. 좋은 집안에 입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고아원이나 기관으로 가게 되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성인이 된 오빠 최씨와 모친이 동생을 찾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종사촌 누나는 "뒤늦게 재숙이를 추적하려고 했더니 주민등록이 말소돼 있었다. 현재는 재숙이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을 거 같다"며 "재숙이를 찾기 위해 영주시청에서 고아원 시설 연락처를 받아서 찾아보고 경찰을 통해서 수소문해봤지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숙씨를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고령으로 영주 지역 병원에 있는 모친이다. 이종사촌 누나는 "면회를 갈면 딸을 찾는 이모(모친)의 모습에 목이 메인다.
엄마로 자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고 끊어진 천륜은 다시 이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모(모친)가 살아 있을 때 꼭 딸과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종사촌 누나는 "쌍꺼풀이 없는 작은 눈에 진한 눈썹, 이모(모친)과 똑 닮았던 재숙이의 얼굴이 기억난다"며 "재숙이에게 무슨 권리나 의무를 행하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엄마와 상봉하고 왕래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