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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올해 충당금 더 쌓는다… 적립기준 개편

대손충당금 산출 개선 TF 마무리
미래전망 객관적 지표 반영키로
경기 하강국면 적립규모 커질듯
은행들 올해 충당금 더 쌓는다… 적립기준 개편
세계 경제의 침체와 한국 경제의 하방압력이 우려되는 가운데 은행들의 '대손 충당금 개선 태스크포스'도 마무리 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올해 대손 충당금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올 초 시작한 금융감독원과 은행들의 대손 충당금 TF는 향후 경기 전망을 제대로 반영해 대손 충당금을 쌓을 수 있도록 개선책을 제시했다. 올 하반기 경기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은행 충당금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역시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지속적으로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금감원과 시중은행 10여 곳이 참여해 발족한 '대손충당금 미래전망 반영방식 개선 TF'가 최종안을 만들어 각 은행에 통지했다. 각 은행들은 6월 말부터 대손 충당금을 적립할 때 이 기준에 따르게 된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개별 대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정상적인 대출이지만 산업군에 대한 부도율 등을 감안하는 방식이다. 즉 정상 여신에 대해 유사한 업종, 규모, 대출 상품 등에 따라 부도율 등을 계산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특히 부도율 등을 계산할 때 미래 전망 등이 들어가는 데 이것이 은행마다 제각각이었다. 미래 전망에는 주로 경제성장율 등 거시 경제 지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이번 TF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유의미한 수준(20%)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지침을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시중은행들은 10%정도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동안 경기전망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 하강 속도에 따라 충당금 적립액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한국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지난 12월 제시한 3.1%에서 최근 2.6%로 낮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기준에 미래 전망, 즉 경기 전망이 객관적 지표로 들어가면서 올해는 충당금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미 여유있는 충당금 적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시중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손충당금은 부도율 데이터를 기초로 산출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 등에 따라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보수적인 미래 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함으로써 잠재 신용위험을 고려한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이 적립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보다는 많이 쌓을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충당금을 대거 쌓았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조금 적립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3901억원, 2021년 3646억원을 신규 적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6802억원, 3416억원을 쌓았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충당금을 더 쌓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은행들이 여유가 있을 때 충당금을 쌓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