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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美소년이 28억 용산아파트 주인?… 외국인 부동산투기 집중단속

정부, 투기의심 1145건 기획조사
정부가 부동산 투기 규제 사각지대로 지적받던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조사에 처음으로 나선다. 내국인들은 주택 관련 규제강화로 대출이나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외국인은 편법대출 등을 활용해 부동산 쇼핑을 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부터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외국인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최초로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기획조사 대상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외국인의 주택 거래(분양권 포함) 2만38건 중 투기성 거래로 의심되는 1145건이다.

내국인은 부동산 거래 시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 등 각종 규제를 받는 반면, 외국인은 부동산 거래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토부는 이번 기획조사에서 △외국인 거래 중 미성년자 매수 △외국인 간 직거래 △허위신고 △갭 투기 △임대사업 자격 위반 등의 행위를 중점 단속할 계획이다.

실제 기획조사 대상은 1145건 중에는 8세 중국 국적의 어린이가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했거나, 17세 미국 청소년이 서울 용산의 27억6000만원 아파트를 최고가 매입한 경우가 포함돼 있다. 유럽 국적 외국인은 강남에 105억3000만원, 중국인도 강남에 89억원 주택을 각각 최고가에 매입하며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40대 미국인은 홀로 경기도·인천·충청도 일대 아파트를 45채나 매수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은 영리활동이 불가능한 비자로 인천에 빌라를 2채 매입, 매달 90만원씩 월세를 받는 사례도 조사됐다.

적발된 위법 의심행위는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조사는 오는 9월까지 4개월간(필요시 연장) 진행하며, 10월 중(잠정)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대적 기획조사와 더불어 제도적 예방장치도 마련한다.
국토부는 올해 4·4분기 외국인 주택 거래 관련 통계를 시범생산하고 내년부터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계획이다. 외국인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시·도지사 등이 외국인의 토지·주택 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거래허가구역' 지정도 추진된다.

진현환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외국인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는 새 정부 인수위 국민정책 제안에서 선호도 투표 4위를 차지하고, 국정과제로 채택될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다"며 "이번 기획조사로 내국인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고,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