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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벨기에 미식가 식탐에 개구리 씨가 마른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곤충자원센터에서 연구용 청개구리가 활동하고 있다. 2022.3.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곤충자원센터에서 연구용 청개구리가 활동하고 있다. 2022.3.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개구리를 먹는 유별난 식문화가 일부 개구리 종을 멸종 위기로 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비영리 동물·환경 보호단체 '프로 와일드라이프'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매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2억 마리가 넘는 개구리를 수입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퀴스 드 그레누이예(Cuisses de grenouille)'라 불리는 개구리 다리를 먹는 특수한 문화 때문이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개구리는 인도네시아산이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이어 베트남 21%, 터키 4%, 알바니아 0.7% 등 순서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유럽에 식용으로 팔리는 개구리가 많은 탓에 "일부 개구리 종의 경우 지구상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벨기에 등에서 주로 소비되는 터키 토착종 양서류인 '아나톨리안 물개구리'는 10년 안에 야생에선 찾아볼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이 단체는 전망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와 알바니아 등지에 서식하는 개구리들도 멸종 위험성이 크거나 개체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의 설립자 샌드라 알테어 박사는 "인도네시아와 터키, 알바니아에서 대형 개구리 종의 야생개체수가 줄면서 종의 보전에 치명적인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며 "유럽 시장을 위한 수탈이 계속된다면 야생 개구리 개체 수는 더 심각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향후 10년간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말 국제 양서류 보호 현황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개구리를 비롯한 양서류를 척추동물 중 가장 멸종 위험이 높은 동물군으로 선정했다.


프랑스 환경보호 단체 '로빈후드'(Robin des Bois)의 샬럿 니타르트 대표는 "개구리는 곤충 킬러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개구리가 사라지는 곳에서 유독성 살충제 사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구리 멸종은) 생물 다양성과 인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와 로빈후드는 EU 국가들이 개구리 수입 제한, 개구리 다리 원산지 표기, 멸종 동식물 보호종 등재 등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알테어 박사는 마취 없이 개구리 다리를 잘라내는 잔인한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