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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불출마' 압박한 홍영표 "李에게도 고민해보자 했다".. 李는 '침묵'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4 15:15

수정 2022.06.24 15:15

민주당 1박2일 워크숍에서
홍영표, 재선 35명의 '불출마 촉구' 무게 실감
같은 조 이재명에게 "출마가 좋은지 판단해보자"
사실상 동반 불출마 제안.. 李, 출마여부에 '침묵'
이재명,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2022.6.24/뉴스1
이재명,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2022.6.24/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24.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24.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친문(親文)계 홍영표 의원이 23일부터 24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 이재명 의원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게 좋은지, 당을 하나로 단결하고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보자"고 말했다. 각 의원 그룹에서 나온 '2선 후퇴'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압박한 것이다.


연이어 불출마 압력을 받고 있는 이재명 의원은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홍영표 의원은 24일 오전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민주당 워크숍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재명 의원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이야기했냐'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얘기한 건 아니고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또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과연 이 의원이나 내가 출마하는 것이 좋은 건지 당에 도움이 되는 건지 판단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과 이 의원은 무작위 추첨 결과 같은 조에 배정돼 분임 토론을 했다. 150여명 의원들이 15조로 나뉘어 민주당 비전과 정책, 전당대회, 팬덤정치 등에 대해 밤샘 토론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이 같은 조에 있던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제안했다.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안 나가면 나도 안 나가겠다고 한 것이 맞나'라는 질문에 "우리 당 재선의원 48명 중에 35명이 이재명도, 홍영표도, 또 누구도 나오지 말라고 밝혔다"면서 "이건 우리가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재선 의원의 2선 퇴진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의원에게도 후퇴를 우회 압박한 것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6.24/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6.24/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6.24/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6.24/뉴스1
홍 의원은 "제가 4선을 하도록 48명 중에 35명이 이렇게 정치적 의견을 밝힌 적이 제 기억으로는 없다. 그런 정도로 당이 위기 의식을 갖고 있는데 그걸 다 무시하고 내 길을 가겠다는 게 과연 당에 도움이 되겠는지 그런 판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홍 의원 '동반 불출마' 제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입장 밝히기를 유보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재선 의원 3분의 2가 그런 입장을 밝힌 걸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선거에서 3연패를 했는데 새로운 리더십으로 우리를 단결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이번 전대에서 꼭 만들어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출마 여부를 언제 확정할 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앞으로 조금 더 있지 않나"라며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걸 보면 민주당이 단결해서 잘 대응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그 계기를 전대에서 만들 수 있는지 봐야한다"고 했다.

8월 28일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두 달 정도 남은 만큼 조금 더 고민을 해보겠다는 의미다.

'0.5선'으로 민주당 워크숍에 처음 참석한 이재명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연일 침묵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조별 토론에서 불출마 얘기가 나왔다'는 질문에 대해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 고통이 참으로 심하다"며 "국민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깊은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입장표명 시점, 출마 결정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이 '침묵 모드'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판을 업고 출마를 강행할지, 불출마 촉구를 받아들여 2선으로 후퇴할지 중대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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