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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숙원사업 '部' 승격… 尹정부서 가능할까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오른쪽)이 지난 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보훈모시미 차량 안내 명예 도우미'를 맡아 현충원을 방문한 유족과 참배객들에 묘역·시설을 안내해주며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2.6.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오른쪽)이 지난 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보훈모시미 차량 안내 명예 도우미'를 맡아 현충원을 방문한 유족과 참배객들에 묘역·시설을 안내해주며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2.6.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공동취재) 2022.06.14. © News1 이동해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공동취재) 2022.06.14.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제72주년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 보훈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部)'로 승격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보훈처의 보훈부 승격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어서 정부·여당 내에 공감대가 마련되더라도 즉각 추진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훈처는 전 정부 시절부터 보훈 위상 제고, 보훈 대상자 보상 확대 등을 위한 조직 개편을 모색해왔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날 보도된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훈 위상 제고로 보훈 가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에게 애국·보훈에 대한 신뢰·믿음을 심어줘 보훈이 강한 안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보훈부 승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이인선 의원도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국가유공자들이 합당한 예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훈처의 '부' 승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우리 보훈처에 해당하는 '제대군인부'가 국방부 다음 가는 규모"라며 "선진국 대부분도 보훈 조직이 정부에서 핵심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보훈정책 대상이 될 수 있는 제대군인만 1700만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사정을 생각할 때도 '부' 승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장관급 부처로 격상됐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됐다. 이어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됐지만, '장관'이 아닌 '처장' 명칭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보훈처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할 순 있지만, 법적으로 국무위원이 아니다.

이와 관련 보훈처는 윤석열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 때도 "보훈기관의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부' 승격을 건의했다. 당시 인수위 내부에서도 "보수 정권에서 보훈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만큼 '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수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면서도 "광복회장의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이 미비한 상황에서 보훈처의 '부' 승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관련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019년 6월 취임 이후 연이은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올 2월 비자금 조성 및 사적 유용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할 때까지 '보훈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게 당시 인수위의 판단이었다.

게다가 현행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하려면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이 '부 승격' 방침을 확정하더라도 '여소야대'(與小野大)란 국회 의석비를 감안할 때 야당의 협조가 없인 법 개정이 어렵단 얘기다.

이 때문에 보훈처는 당분간 광복회를 비롯해 관리감독 책임을 갖는 유관단체 17곳과 보훈처 내부 기강을 다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보훈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다른 정부 부처 관계자는 "정부 조직개편은 큰 작업이기 때문에 당장 하긴 어렵다"면서도 "현 정부가 보훈 담당 부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내년엔 관련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보훈처 승격을 공약하진 않았지만,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1류 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는 등 보훈정책 강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