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경제학계의 거목이자 정치인인 고(故)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전날(23일) 타계한 가운데 24일에도 정치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조 전 부총리의 빈소는 전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부총리는) 경제학의 태두로서 저희들은 다 조순 박사님의 '경제학원론' 책으로 공부해 왔고 항상 인자하셨다"며 "성품이 차분하고 후배들이 찾아가면 항상 따뜻하게 맞이해주셨다"고 기렸다.
강원도 강릉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권 원내대표는 이어 "조순 박사님은 강릉이 낳은 최고의 석학이고 또 평생동안 우리 강릉 시민과 후배들을 아우르고 지도한 강릉의 최고 어른"이라며 "강릉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찾아뵙고 마지막 가시는 길 인사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해 (조문을) 왔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조 전 부총리와의 인연에 대해선 "선친이 강릉 농업고를 나왔는데 당시 (조 전 부총리가) 은사님이셨다. 존함과 명성은 저희 부친으로부터 많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이 돼 고인을 처음 직접 만났다는 권 원내대표는 "서울에서 강릉 시민회나 강릉농업고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에서 강릉의 큰 어른으로서 오셔서 항상 격려의 말을 해주셨다"며 "일 년에 한두 차례, 10여년 전부터 봬온 사이다. 뵈면 항상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경제에 큰 공로를 가지신 분"이라고 했다. 경제민주화 등을 강조해온 김 전 위원장은 '한국의 케인즈'로 불리던 조 전 부총리와 뜻을 함께하며 '조순 학파' 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 전 부총리가) 존경하는 경제학자기 때문에 (조문을) 왔다"며 "교수 시절에도 그렇고 부총리·한국은행 총재 시절에도 그렇고 정치에 참여해서도 매우 가깝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유 전 의원은 고인에 대해 "우리 경제학계 정치에 정말 큰 족적 남기신 어른"이라며 "선생님(조 전 부총리)의 유지는 우리 학계든 정치권이든 우리가 잘 받들어 답답한 정치가 우리 나라 미래를 위해서 올바른 길을 개척해나갈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76학번인 유 전 의원은 조 전 부총리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 개설한 특강을 들었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고인이) 슘페터의 '경제발전이론'이란 책을 가지고 특강을 하셨다"며 "그 과목을 들었는데 4학년때 들은 그 과목은 평생 좋은 가르침으로 지금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조 전 부총리와의 특별한 기억으로 자신이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때 일화를 꼽았다. 그는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 (조 전 부총리가) 현실 정치도 직접 하셔서 이런 저런 정치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평소에 많으셨다. 봉천동에 가면 제게 정치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류성걸 의원은 조 전 부총리에 대해 "경제학계에서는 어느 분과도 비교가 불가능한 분이다. 지금도 (고인의) 책을 볼 정도로 경제학계의 거두다.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했다.
조 전 부총리의 각별한 제자로서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지키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조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오늘날의 제가 없었을 것이다. 의무를 하는 마음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다"며 "조금 더 사셨다면 우리 사회에 훌륭한 메시지를 많이 던지실 수 있으셨을 거란 생각에 너무 아쉽다"고 했다.
한국 경제학계 '거두'로 불리는 조 전 총리는 1988년 노태우 정부 당시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취임해 약 1년3개월간 재직했다. 경제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은행 총재를 지내고 1993년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계기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두 번째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7시20분, 장지는 강원 강릉시 구정면 학산 선영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