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CC, 동남아행 항공기 대거 증편…항공권 가격 내려갈까?

뉴스1

입력 2022.06.26 06:06

수정 2022.06.26 06:06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2022.6.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2022.6.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7월 휴가철을 맞아 대표 휴양지인 동남아행 항공기를 크게 늘린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20~30% 수준에 불과하지만 6월에 비해선 '대거 증편'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그렇다면 고공행진 중인 항공권 가격이 꺾일 수 있을까.

항공업계에선 동남아 항공 노선 확대로 항공권 가격이 다소 내릴 수는 있으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인 유류할증료를 감안할 때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하락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발 편도 기준 동남아행 유류할증료가 1만원대였지만 올해 7월에는 8만~9만원 수준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1인 왕복 기준 LCC의 동남아 노선 항공권 가격은 대략 80만원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약 50만원보다 60% 높은 수준이다. 동남아 항공권 가격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비싸진 이유는 항공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유류할증료가 크게 오른 영향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LCC들이 7월에 동남아행 항공기를 대거 증편하는 것이 항공권 가격 인하에는 당분간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23일부터 주4회 일정으로 재운항한 방콕 노선을 7월1일부터 주7회로, 7월20일부터는 주14회로 증편한다. 클락 노선은 7월25일부터 주4회에서 주7회로, 마닐라 노선은 7월1일부터 주7회, 세부 노선도 7월20일부터 주4회에서 주7회로 늘린다. 보홀 노선도 1일부터 주4회로 증편한다.

진에어도 7월22일부터 푸켓 노선을 주7회 운항한다. 6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방콕, 세부, 코타키나발루, 다낭 노선이 주7회로 증편된다. 7월22일부터는 괌, 클락, 코타키나발루 노선에 393석 규모의 B777-200ER을 투입해 기존보다 2배 이상의 좌석을 공급한다. 방콕 노선도 주13회로 증편한다.

티웨이항공도 주2회 운항하던 싱가포르 노선을 7월 중 증편할 예정이다. 방콕, 다낭 노선도 7월1일부터 주2회에서 주7회로 늘린다. 다낭 노선은 7월말부터 하루 최대 2편 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칼리보 노선도 7월22일부터 주7회로, 세부 노선도 7월말부터 주4회에서 주7회로 확대 운항한다.

LCC 관계자는 "미주·유럽 노선의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동남아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운임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동남아 노선 가격이 원체 저렴했던 탓에 유류할증료 급등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아직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유류할증료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여행 수요 회복이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것도 변수다. 여행 수요가 기대 이하면 항공기를 공격적으로 계속 증편할 수는 없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빈 비행기가 될 확률이 극히 적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수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 증편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동남아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은 곳이다. 따라서 가족 여행 수요가 늘어야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기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입국 관련 방역규제가 완전히 해제되지 않아 가족여행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고 있지 않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하는데, 동남아 여행 중 가족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가족 전체가 현지에서 격리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어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운항 허가 주기가 분기에서 코로나19 이후 월별로 좁혀지면서 항공사들의 운항 스케쥴 예측이 쉽지 않았던 것도 여행 수요 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통상 해외 여행은 몇달 전부터 계획을 잡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여행심리가 회복되고 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항공기를 공급해 항공권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방역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 방역당국이 남아있는 규제를 완전히 풀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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