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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진전에도… '사개특위' 새 뇌관에 쳇바퀴 도는 국회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6 18:28

수정 2022.06.26 18:28

권성동 "野 사개특위 수용 불가"
28일 출국 27일이 최대 분수령
협상 난관땐 7월 국회공백 우려
원구성 없이 제헌절 맞이할수도
국회가 민생현안을 뒤로한 채 한 달 가까이 공전중인 가운데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새로운 '뇌관'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법제사법위원장을 넘겨주기로 하면서 한때 정국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 했지만 조건으로 내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국민의힘이 반대하면서 또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모양새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오는 28일 특사단장 자격으로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만큼, 27일이 정국 정상화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野 '사개특위 조건부' 새 국면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조건부 양보' 제시로 원구성 협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작년 합의 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면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선(先)조정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헌법소원 및 권한쟁의 심판청구 등 소송 취하를 내걸었다.
사개특위는 한국형 FBI(연방수사국)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등을 논의하는 기구로, 검수완박의 후속 조치로 여겨진다.

앞서 검수완박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운영위서 홀로 통과시킨 사개특위에 명단을 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협상과 사개특위 구성을 연계짓는 것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가 원 구성에 대해 협의할 시점에는 사개특위가 조건부로 돼 있지 않았다. 그 당시 저희가 원 구성할 때의 합의를 준용하는 선에서 논의를 끝냈으면 하고, 현안에 대한 것은 원 구성 바탕으로 신뢰 확보가 된 뒤에 서로 다른 채널로 소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24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국민의힘이) 사개특위를 동의한다면 검수완박 법안 자체에 동의하는 결과가 된다"며 조건 수용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관련 소송 취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협상 난관… 7월로 넘어가나

갈등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국회 공백' 사태가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27일 오전까지 답변을 요구한 상태지만 국민의힘이 이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3선 중진 의원들과 만난 후 "민주당이 제시하는 조건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협상에 임하라는 결론이 났다"고 전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28일 밤부터 7월1일까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특사단장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달 내 원 구성 합의를 이루기 위해선 27일이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이유다ㄱ. 권 원내대표 출국 전 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제헌절(7월 17일)까지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없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원구성을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다녀온 후인 7월 초 박순애 교육부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윤 대통령은 세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오는 29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인사청문회법상 기한 내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오는 30일부터 청문회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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