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창룡 청장 26일 남기고 사의... 경찰들은 ‘경찰 독립선언’ 반발 [경찰 통제권 靑서 행안부로]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7 18:24

수정 2022.06.27 18:24

이상민 장관과 90분 통화후 결심
임기를 한달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 청장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은 경찰제도 근간을 변화시킬 수 있어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귀국 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서동일 기자
임기를 한달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 청장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은 경찰제도 근간을 변화시킬 수 있어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귀국 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와 관련해 '국기문란'이라고 질책한 지 나흘 만이다. 행정안전부가 이른바 '경찰국' 신설을 공식화한 가운데 경찰 내 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김 청장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로써 김 청장은 임기를 26일 남기고 경찰청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김 청장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과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권고안은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안감 인사 번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청장의 사퇴는 행안부의 경찰 통제 움직임과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행안부가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출범 준비에 들어가자 경찰 내부에선 김 청장의 '용퇴론'이 거세게 일어났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와 관련해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김 청장은 사의를 밝히기 직전인 지난 주말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90분가량의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선 이 통화가 김 청장의 사의 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청장과의 통화에 대해 "제가 오늘 발표한 바와 똑같은 말을 김 청장에게 드렸고, 김 청장도 상당 부분 수긍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저는 우리 경찰청의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일선 경찰관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경찰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결코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에도 "다른 지휘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차기 경찰청장 인선 절차에 속도가 붙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행안부는 이미 경찰청에 경찰청장 후보자 사전검증을 위한 인사검증동의서 등 인사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청장 하마평에는 윤희근 경찰청 차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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