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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 청신호… 황선우 만큼 빛난 남자 계영대표팀 끈끈한 팀워크

뉴스1

입력 2022.07.01 11:26

수정 2022.07.01 11:26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대한수영연맹 제공)© 뉴스1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대한수영연맹 제공)© 뉴스1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 황선우와 경영 대표팀 동료들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6.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 황선우와 경영 대표팀 동료들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6.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수영은 지난달 끝난 제19회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에서 황선우(강원도청)의 자유형 200m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더 이상의 메달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 계영 대표팀이 거둔 호성적과 끈끈한 팀워크도 아주 의미 있는 수확이었다.

황선우를 포함해 김우민(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 이유연(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은 800m 예선에서 7분08초49를 기록,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거둔 7분11초45의 기록을 2초96나 앞당겼다.
이 기록으로 대표팀은 사상 첫 세계선수권 경영 단체전 결선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성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역사적인 첫 결선에선 7분06초93에 터치 패드를 찍으며 반나절 만에 다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종 순위는 세계 6위였다.

그동안 한국은 '마린보이' 박태환을 앞세워 세계 수영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최근엔 황선우가 등장해 개인 종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전인 계영은 또 다른 벽이다. 1~2명의 스타 선수만으로는 결과를 낼 수 없다. 한국이 결선에 오른 계영 800m는 4명의 선수가 200m씩 릴레이로 레이스를 펼쳐 최종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4명의 선수가 모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계영 성적은 해당 나라 수영 전체의 선수 풀과 경쟁력으로 통한다.

황선우 혼자 책임지는 개인 뿐 아니라 계영에서도 좋은 기록이 나왔다는 점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실제로 계영 대표팀은 이호준이 마지막 영자를 맡아 막판 스퍼트를 내는 등 황선우 외 3명이 모두 고른 기록을 냈다.

계영 대표팀은 끈끈한 팀워크도 갖췄다. 이들은 특별 전략 육성 선수단으로 뽑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호주 멜버른서 6주 동안 특별 전지훈련을 진행했는데, 이 기간 기술뿐 아니라 팀으로서의 시너지도 키웠다.

이들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매일 특훈을 통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나갔고 타지에서 코치들이 직접 지어주는 밥을 먹으며 똘똘 뭉쳤다.

김우민은 "호주 전지훈련부터 좋은 분위기로 의기투합했던 게 큰 힘이 됐다. 함께 훈련하면 '운동하는 맛'이 났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유연도 "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미뤄진 게 너무 아쉽지만, 팀워크가 좋은 만큼 잘 준비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황선우 역시 "단체전은 영자끼리 호흡이 중요한데, 지금 우리 팀은 팀워크가 잘 다져졌다고 느꼈다. 지난 광주 대회에서는 같은 팀끼리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로 끈끈하게 뭉친 덕에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한국 계영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는 공식 은퇴를 선언하지 않은 박태환이 합류할 경우 계영 기록이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베스트 기록으로 함께한다면 분명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이번 대회에 나섰던 계영 800m 멤버들도 이미 아시아 1위 기록을 세웠다. 이들과 힘을 모으면 충분히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현 멤버들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꾸준한 준비와 노력으로 단점을 보완했고, 한국 수영이 가보지 못한 곳에 올랐다. 덕분에 팀워크는 물론 자신감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이다. 내년에 그 목표가 이뤄진다면 그 상승세를 이어서 2024 파리 올림픽 메달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다만 이번 세계선수권 계영 멤버가 아시안게임까지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마친 상황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된 게 변수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 자유형 200m 1~4위 선수가 계영 800m 영자로 발탁되는 게 원칙"이라며 "4명의 선수 모두 좋은 기량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이들이 무조건 아시안게임에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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