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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뜨거운 눈물로 작별 인사…"우승반지 대신 팬 사랑 갖고 갑니다"

뉴스1

입력 2022.07.03 21:48

수정 2022.07.03 21:48

박용택 해설위원이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영구결번식에서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용택 해설위원이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영구결번식에서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용택 해설위원이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용택 해설위원이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레전드' 박용택(43)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뜨거운 눈물과 함께 30여 년간 함께 해온 야구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이 경기에서 박용택 은퇴 경기를 치른 뒤 등번호 33번의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이날 특별엔트리 자격으로 1군에 등록된 박용택은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뒤 경기 개시와 함께 교체 아웃되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LG 팬들도 이날 2만3750석을 가득 채우는 시즌 첫 매진 사례로 레전드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LG 선수들도 이날 빼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4-1 승리를 거두고 박용택에게 마지막 선물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용택을 위한 시간이 진행됐다. 중앙 전광판의 양 옆으로 '33번'과 '포에버 미스터 트윈스'가 적힌 대형 통천이 내려왔고, 잠실구장 전체가 암전됐다.

흰색 수트를 입은 박용택이 자신의 등장 음악인 가수 김범수의 '나타나'에 맞춰 등장했다. 박용택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큰절을 올렸다.

이어 차명석 LG 단장의 영구결번 선언과 함께 박용택이 마운드 쪽에 마련된 버튼을 터치하자 축포가 쏘아졌다. 뮤지컬 배우 카이가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용택에 앞서 LG의 영구결번 사례였던 김용수와 이병규도 등장해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했다. 박용택에게 야구를 입문하게 한 최재호 강릉고 감독도 그라운드를 찾았다.

이후 박용택이 마이크를 잡고 마지막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간 중간 울컥하며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도 있었다.

박용택은 "1990년 6월3일에 야구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즐겁게 야구한 적이 없었다"면서 "야구를 너무 사랑하는데 즐겁게 해선 안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입단하면서 김용수 선배님과 (이)병규형에 이어 영구결번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는데 지금 이 순간 3호가 됐다"며 웃었다.

팬 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그답게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용택은 "아쉬운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우승반지"라면서 "비록 우승반지 없이 은퇴하지만 대신 팬 여러분의 사랑을 가지고 은퇴한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팬보다 위대한 팀도 없다. 그리고 팬보다 위대한 야구도 없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후배들이 가슴 속 깊이 새겨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부모님들을 언급할 때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박용택은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묵묵하게 티 내지 않고 내조해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경기의 상대 팀이었던 롯데 팬들에게도 묵혀놨던 이야기를 풀어놨다.

박용택은 2009년 시즌 막판 당시 롯데 소속의 홍성흔과 타격왕 경쟁을 벌이다 마지막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졸렬택'이라는 불명예러운 별명이 생긴 계기였다.

이날 LG 선수들은 박용택의 등번호 '33번'과 그의 각종 별명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었는데 '졸렬택'은 없었다. 당초 LG 투수 정우영이 이 별명을 선택했지만 일부 팬들에게 지적을 받아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박용택은 "롯데 팬들도 아직 계신가요?"라고 물어본 뒤 "오늘 이 멋진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 순간 졸렬했을 지 몰라도 저 진짜 졸렬한 사람은 아닙니다"라며 미소지었다.

박용택의 고별사가 끝난 뒤 팬들은 고별가 '걱정말아요 그대'를 함께 부르며 작별을 고했다.
이후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헹가레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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