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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책가방 멜 때부터 폰 쓰는 아이들…애플 '키즈 캠프'로 노린다

뉴스1

입력 2022.07.04 08:21

수정 2022.07.04 14:57

신사 은행나무 공원에서 아이패드 만화에 들어갈 사진을 찍는 모습. 2022.07.01. 오현주 기자 © 뉴스1
신사 은행나무 공원에서 아이패드 만화에 들어갈 사진을 찍는 모습. 2022.07.01. 오현주 기자 © 뉴스1


어린이들에게 아이패드로 만화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애플스토어 직원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어린이들에게 아이패드로 만화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애플스토어 직원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애플스토어 직원에게 아이패드 사용법을 배우는 초등학생.2022.07.01. 오현주 기자 © 뉴스1
애플스토어 직원에게 아이패드 사용법을 배우는 초등학생.2022.07.01. 오현주 기자 © 뉴스1


아이패드로 전자 만화책을 그리는 초등학생들.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아이패드로 전자 만화책을 그리는 초등학생들.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애플캠프 참여 후 인증서를 받은 초등학생.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애플캠프 참여 후 인증서를 받은 초등학생.2022.07.01. 오현주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제 또래 엄마들은 10명 중 2명만 아이폰 같은 애플 제품을 쓰던데, 아이들은 안 그래요. 알파 세대(2010년~2024년생)는 키즈폰을 쓰고 있어도 아이폰을 쓰고 싶어 하죠."


지난 1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은행나무 공원에서 만난 학부모 A씨(44세)의 말이다.

A씨는 이날 초등학교 3학년·5학년 아들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과 근처 놀이터에서 열린 '애플 캠프'에 참가했다. 일찍부터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친숙한 만8~12세 어린이들이 아이패드로 지구 보호 관련 만화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A씨의 자녀들은 또 다른 초등생 3명과 함께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3세대'를 들고 공원 속 나무와 비둘기, 가족들의 사진을 찍고, 이미지 위에 애플펜슬로 그림을 그렸다.

◇애플, 3년 만에 어린이 대상 '애플 캠프'…아이패드 만화책 제작 행사

이날 총 8명(학생 5명·부모 3명)이 참여한 행사는 애플이 3년 만에 연 오프라인 어린이 캠프의 일환인 '아트 연구소: 가족과 함께 만화책 만들기 대모험'이다. 8월 31일까지 국내 3곳(가로수길·여의도·명동점)을 포함한 전 세계 애플스토어에서 매주 열린다.


어릴 때부터 휴대전화에 익숙한 '알파 세대'에게 애플 기기를 빌려줘 브랜드를 알리고 어린이를 미래 주요 구매층으로 포섭하기 위한 일종의 '록인'(Lock-in)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날 가로수길점 행사는 다섯 가지 활동으로 구성됐다. Δ아이패드 작동법 교육 등 워밍업 (10분) Δ만화책 만들기 시범(20분) Δ공원 주변 둘러보기·사진 촬영 Δ만화책 디자인(30분) Δ발표(25분)다.

총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는 알파세대인 자녀와 부모 간의 전자기기 브랜드 선호도가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데이터 차단 기능이 들어간 저가 모델 위주인 키즈 스마트폰 시장에 담긴 모순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학부모 A씨는 "아들에게 애플 제품을 사주진 않았지만 아이들이 워낙 애플 제품에 관심이 많아서, 블로그를 보고 참가하게 됐다"며 "알파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에 익숙해서 부모 세대보다 성능이나 디자인에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릴때부터 폰·태블릿PC 쓰는 알파세대 겨냥…"잠재고객 '록인' 전략'"

이와 반대로 부모의 팬심이 자녀에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두꺼운 애플 마니아층에 어린이도 속하게 된 사례다. 대표적으로 학부모 김모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과 상의 끝에 만화 이름을 '애플의 딸'로 지었다.

김씨는 "남편이 딸이 어렸을때부터 아이폰·아이패드를 계속 사는 등 엄청 팬이었다"며 "아이를 '애플의 딸'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고, 어린 아이에게도 아이폰을 사줬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 박모양(9)은 평소 아이폰으로 키노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써 본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영상까지 넣어 전자 만화책을 만들었다. 애플이 제공한 만화 탬플릿을 통해 Δ작품 설명 Δ촬영한 사진 게재 Δ애플펜슬로 그림 그리기 작업을 마쳤다.

박 양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은 캠프에서 친환경을 뜻하는 '녹색 반팔티'와 녹색 로고가 그려진 '캠프 참여 인증서'도 받았다. 애플이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번 오프라인 캠프는 애플의 친환경 활동뿐만 아니라 '온라이프 세대'인 젊은 학부모와 성인만큼 디지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를 잠재고객으로 포섭해 국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를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싶은 젊은 부모와 좋은 성능의 플래그십 제품을 쓰고 싶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수요를 읽어 삼성전자 텃밭인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전략인 셈이다.

한편 애플은 어린이들이 집에서도 아이패드로 창작을 할 수 있도록 캠프 활동북도 제공하고 있다.
자료에는 Δ팟캐스트 Δ영상 Δ음악 작업을 포함한 총 20가지 활동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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