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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힘빼는 검찰 왜?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4 17:28

수정 2022.07.04 17:28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대기업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서해 피격 사건 논란 등 전 정권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기업 수사에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공정거래조사부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난 3월 21일 검사 15명(파견 2명 포함)의 대형 부서로 확대된 지 3개월만이다.

그간 삼성 웰스토리 부당 지원·호반건설 허위 보고 등 기업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수사했던 공정거래조사부가 다른 수사부서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내부 지적이 있어왔다. 최근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수사를 할 수 있는 검사가 줄었다는 점도 부서 축소에 한 몫 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를 통해 중앙지검에서 전출되거나 파견된 부부장·평검사는 56명인 반면, 중앙지검에서 새로 일하는 검사는 48명에 불과하다. 내부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면서 공정거래조사부의 인력을 축소했다는 평이 나온다.

공정거래 수사 검사들은 부서 축소와 대규모 인사 여파로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고진원 중앙지검 공정거래부장(사법연수원 33기)은 "검찰 안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고, 검사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가슴 벅찼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재 중앙지검은 문재인 정권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공공수사부와 반부패수사부는 서해 피격 논란·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등에 연루된 전 정권 관계자들을 소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밖에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여성가족부의 민주당 대선공약 개발 의혹 △옵티머스 정·재계 개입 의혹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는 기업 수사 보단 전 정권 수사가 급하기 때문에 기업 수사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전 정권 수사를 끝내려는 의중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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