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기 침체국면 진입… 美국채수익률도, 구리값도 떨어졌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4 18:34

수정 2022.07.04 18:34

10년물 채권수익률 3% 미만으로
구리가격도 t당 8000달러 무너져
외신 "러 디폴트 하반기도 악영향"
【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강규민 정지우 특파원】 글로벌 금융·현물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미국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채권수익률(시중금리)은 3% 미만으로 떨어졌다. 인수합병(M&A)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또한 경기지표의 바로미터가 되는 구리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이미 경기침체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10년물 미국 채권 수익률은 전거래일보다 2.79%p 하락한 2.8890%를 기록했다.
3% 선이 붕괴된 것은 5월 이후 처음이다. 10년물 미국 채권 수익률은 한때 3.44%까지 치솟았다.

채권 수익률이 갑자기 급락한 것은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선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5월에 4.7% 상승했다. 이는 전월보다 0.2%p 낮은 수치이지만 여전히 40년래 최악이다.

가전, 부동산, 인프라, 운송 등 대부분 산업분야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디이차이징 등 중국 매체는 런던금속거래소(LME) 자료를 인용, 4월 이후 구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7월 초에는 장중 t당 8000달러(약 1039만원) 선이 붕괴됐다고 보도했다. 구리 가격이 이 같은 수치를 기록한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구리 가격은 지난달에도 11% 떨어져 월간 손실 기준 30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중국 내 선물시장에선 1일 종가 기준 상하이 구리 가격이 t당 6만1460위안(약 1192만원)에 마감했다. 디이차이징은 "4월 말부터 시작된 6월 말 기준 구리 가격은 3개월 만에 20% 이상 하락해 상반기의 모든 상승세를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경고했다.

104년에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러시아가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러시아 자국은 고공행진 중인 원유 판매로 버티고 있지만 불똥이 신흥국들에 번질 위험이 크다. 컨설팅 업체인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 위퍼는 AP통신에 "(러시아 디폴트 때문에) 다른 신흥국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도미노 디폴트 위험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도 상반기 거래절벽에 따른 실적감소 영향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침체 영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올 들어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거래가 줄어들면서 실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서면서 그동안 많은 M&A 거래가 이어졌으며, 다수의 스타트업이 상장하는 등 자본시장은 회복세를 보였다.

자본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 투자은행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보였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M&A 시장이 침체되면서 미국 월스트리트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달러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M&A 시장 규모는 1조달러로, 작은 수치는 아니지만 불확실한 경제전망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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