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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0 18:47

수정 2022.07.10 18:47

[강남시선]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0% 밑으로 떨어졌다. 정권 초기부터 국정운영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인사가 제일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음주운전에 성희롱 전력이 있는 인사를 장관으로 기용하면서 민심 이반을 부추기고 있다. 윤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여기에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6월보다 6% 오르면서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국민을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다.
7~8월 물가상승률은 더 높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이처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 바 '3고(高)' 위기가 몰려오고 있음에도 정부와 여당은 별다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기악화 등에 따른 영향이 커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국민은 당장의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하루가 다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지지율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지지율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제대로 된 정책을 추진할 수가 없어서다. 반대로 무시해서도 안된다. 바로 민심이기 때문이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

지금 윤석열 정부 앞에 놓인 핵심과제는 경제다. 경제에 무게추를 두고, 민생을 챙기는 데서 출구를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다음 회의부터는 현장에 나가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해법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서야 출발선에 선 듯하다.

기업들은 경기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를 넘어 그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올해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이 진짜 걱정"이라는 게 그들의 속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통화 긴축정책을 전개함으로써 대외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적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값을 인상해야 하지만 정부의 따가운 눈초리와 소비자의 원성을 떠올리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는 13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초'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는 '금리역전'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통화당국 간의 공조가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이 지났다. 희망과 기대를 접기에는 너무 이르다.
각종 규제개혁이나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1번을 찍은 사람이든, 2번을 찍은 사람이든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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