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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윈터' 장기화에 NFT·디파이 시장 우려도 커져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1 18:13

수정 2022.07.11 18:13

디파이 예치금 8개월만에 70%↓
6월 NFT 거래량 1년만에 최저
'크립토 윈터' 장기화에 유동성 하락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인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등 분야도 급격히 규모가 줄고 있다. 가상자신 시세 하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앞으로 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파이 예치금 8개월만에 70%↓

디파이 예치금(TVL) 추이 /사진=디파이라마
디파이 예치금(TVL) 추이 /사진=디파이라마

11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디파이 총 예치금은 지난 해 11월 2540억달러(약 332조원)에 이르렀으나 현재 750억달러(약 98조원) 수준으로 8개월만에 70% 이상 감소했다.

지난 5월까지만해도 2000억달러(약 260조원) 이상을 유지하던 디파이 TVL은 같은 달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1100억달러(약 140조원) 선으로 급감했다. 6월 들어선 디파이 관련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추가로 한 때 700억달러(약 90조원) 선까지 줄었다가 현재 소폭 회복한 상태다.

디파이 시장의 붕괴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신뢰의 하락에서 비롯됐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달러 같은 법정통화와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을 말한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은 시세가 급변하기 때문에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 알맞지 않아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서비스에 널리 사용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데 루나-테라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적·제도적 결함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스테이블코인이던 테라USD(UST)의 시세가 폭락하고, 테더(USDT)가 일시적으로 시세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금융서비스인 디파이 시장에 대한 신뢰도 감소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보유해 유동성을 관리하던 디파이 업체들이 가상자산 시세 하락에 따라 잇따라 곤경에 처했다. 앞으로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디파이 시장이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디파이 프로젝트를 위한 리스크 관리 플랫폼 아포스트로(Apostro)의 팀 이스밀리에프(Tim Ismiliaev)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비트코이니티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디파이 프로토콜은 다양한 공격과 조작에 흔들렸고, 이는 약세장에서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약세장에 따른 유동성 위기는 시장 조작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월 NFT 거래량 1년만에 최저

NFT 시장도 급격히 냉각됐다.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달 NFT 판매량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조금 웃돌았다. 6억4800만달러(약 8460억원)였던 지난 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NFT 판매량은 지난 1월 126억달러(약 16조5000억원)로 정점을 찍었다가 급속히 감소했다.

6월 말 현재 올해 NFT 판매량은 420억달러(약 54조8000억원)로 이미 지난해 400억달러(약 52조원)를 넘겼다. 그러나 올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은 1~2월이 차지했다.

체이널리시스 에단 맥마혼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와 연관됐다"며 "이러한 시기에는 필연적으로 관련 서비스가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 해 한 때 3조달러(약 3900조원)를 넘겼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현재 1조달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였을 때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올린 첫 트윗이 NFT 형태로 경매돼 290만달러(약 38억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 작품은 6900만달러(약 900억원)에 팔렸다. 코카콜라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입을 수 있는 재킷 등 디지털 아이템을 NFT로 판매해 57만5000달러(약 7억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전문가들은 과열됐던 시장 분위기가 안정을 찾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유망한 NFT들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게임 분석업체 디앱레이더(DappRadar)의 페드로 헤레라(Pedro Herrera) 연구책임자는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에서 가장 저렴한 NFT는 9만달러(약 1억2000만원)로 최근 한 달 간 1% 하락에 그쳤다"며 "우량 NFT 콜렉션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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