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시장금리 1%p 오르면 대출자 97만명 대부업 밀려나”

KDI “부실대출 50조 육박할수도”
앞으로 시장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약 97만명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대출로 밀려날 것이라는 국책연구원의 경고가 나왔다. 법정 최고금리(현재 연 20%)를 시장금리 연동형으로 바꿔야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김미루 연구위원의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 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6.0%까지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은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다.

김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2금융권의 조달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법정 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 최고금리 근접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대출금리 법적 최고 허용치인 법정 최고금리는 20%다.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있지만,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던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에서는 수익이 줄어 대출 공급을 거부하는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김 연구위원은 2021년 말 대비 현재 조달금리가 약 2%p 오르면서 69만2000명의 대출자, 6조3000억원 규모의 2금융권 신용대출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이 35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체 규모가 최대 이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조달금리 상승 폭이 오를수록 심화한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보다 조달금리가 추가로 1%p 상승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약 97만명이 대부업·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 규모는 약 9조4000억원이고, 총 대출 규모는 49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대 50조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배제 현상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조달금리 상승 폭만큼 최고금리가 인상되면 원래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됐을 취약차주 대다수에게 대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의 상승이 취약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상환부담 증가로 필수 소비가 제약되거나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을 선별해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재정을 통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