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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위기에 업계 떠나는 청년, 매체 "전성기 끝났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1 17:10

수정 2022.08.01 17:17

- 정부 규제로 400개 이상 부동산 업체 파산, 또 정리해고, 임금삭감
- 중국 100대 부동산 업체 7월 매출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어
중국 아파트 이미지 사진. /사진=뉴시스
중국 아파트 이미지 사진.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37세의 여성 정모씨는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결국 사표를 던지고 직업을 바꾸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친 냉기에 월급이 삭감되는 시간이 길어지며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력서만 300통 넘게 접수했으나 연락은 오지 않고 있다. 사실 부동산 업무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도 했지만 중국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일자리가 부족한 원인도 있다.

한 때 황금기 시절 수많은 중국 청년들에게 ‘꿈의 직장’이었던 부동산 업계가 중국 정부발 규제 이후 급속히 쇠퇴하면서 기피 직종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암흑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영광은 과거가 됐다”고 평가했다.

1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계는 2017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기조를 선포한 이래로 부채비율 대비 선택적 대출 허용 등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부동산 업계들이 문을 닫았다. 금융기관 대출로 문어발식 확장을 했으나 규제 때문에 돈줄이 막힌 탓이다. 매체 데일리인물사(每日人物社)는 “400개가 넘는 부동산 업체가 파산했다”면서 “정리 해고된 청년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보도했다.

중국 구인구직사이트 즈롄자오핀이 올해 초 발표한 ‘2022 부동산 인재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부동산 업계의 이직 비율은 28.8%로 집계됐다. 25세 이하는 37.8%, 41세 이상은 29.7%였다. 또 부동산 업계 종사자의 22.3%가 급여를 삭감 당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를 나와도 중국 경기 전체가 둔화된 탓에 다른 일자리 찾기는 난관이다. 2·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으며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3%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부동산 정보업체 커얼루이 연구센터의 발표 자료를 인용, 중국 100대 부동산 업체의 7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0% 가까이 줄었고 전월과 견줘서는 28.6% 감소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또 30개 주요 도시의 거래면적은 1년전보다 33% 떨어졌고 상위 100대 부동산 업체 80%의 월간 실적은 줄었다.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는 2021년 기준 14조8000억 위안(약 2860조원)으로 고정자산투자의 27%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도 유사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이 작년 동월과 비교해 1.29% 하락했고 전체 중 80% 이상인 57개 도시의 중고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제일재경은 다른 기사에서 “중국 부동산 리스크 관리는 감당할 수 있지만 전성기가 끝났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2016년처럼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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