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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빼고 일부 농식품만 차단... 말만 요란한 中의 대만 경제보복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4 18:21

수정 2022.08.04 18:21

대만 인근 비행하는 중국군 헬기. 대만과 가까운 중국 남부 푸젠성 핑탄섬의 상공에서 4일 중국군 군용 헬리콥터가 비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4~7일 대만 인근 해역에서 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4일 낮부터 중국군이 대만을 향해 장거리 포사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대만 인근 비행하는 중국군 헬기. 대만과 가까운 중국 남부 푸젠성 핑탄섬의 상공에서 4일 중국군 군용 헬리콥터가 비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4~7일 대만 인근 해역에서 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4일 낮부터 중국군이 대만을 향해 장거리 포사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대만을 향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제외하고 아직 일부 농식품에 그치면서 '보여주기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첨단기술을 포함한 전방위 수입금지는 되레 중국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4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대만 언론의 통계를 인용, 대만 기업 전체에 등록된 식품 3229건 중 64%인 2066건의 중국 수입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100여개 대만 식품기업이 관련 규정을 어겨 수입을 긴급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산물이 781개로 수입금지 비율이 가장 높다고 관찰자망은 전했다.

또 건축자재나 철강재 제조에 쓰이는 천연모래의 대만 수출 길을 3일부터 막고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갈치, 냉동전갱이 수입도 금지했다. 명분은 유해물질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이지만 시기상 보복성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대만민주기금회나 국제협력발전기금회를 대만 독립분자 관련기구로 규정하면서 연관 기업들과 교역·협력을 봉쇄하는 조치도 꺼냈다.

대만의 중국의존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5월 무역수치를 보면 대만의 중국 수출액은 158억달러로 전체 420억달러의 37.6%에 달했다.

또 대만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대만의 본토 식품수출액은 113억4000만위안이며 이 가운데 가공식품이 43억8000만위안으로 가장 많았다. 관찰자망은 "중국의 수입금지로 대만 식품업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관영매체가 주장하는 대만의 대중국 수출품은 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제품과 기계류(80% 이상)에 해당된다. 중국이 현재 제재를 가한 대만산 농수산식품 비중은 올해 상반기 0.23%에 그친다.

오히려 반도체 등 전기·전자산업의 경우 역으로 중국의 대만의존도가 높다.
중국의 주요 업체들은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등 첨단 미세공정 적용 반도체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여전히 기댄다. 따라서 경제제재의 전방위 확대는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학자 훙하오는 "대만 기업들은 주요 중국 투자자여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와도 같다"며 "대만을 제재하는 것은 돌을 들어 자기 발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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