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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남북 접촉이었는데‥北 대사 "박진, 만난 적도 없다"(종합2보)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프놈펜=뉴스1) 노민호 기자 =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외교장관회의에서 남북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접촉'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 접촉 자체를 '부인'하며 의도적인 냉대를 표출했다.

북측 대표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진 장관을) 만난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전날인 4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츠로이 창바 컨벤션센터(CICC)에서 열린 환영 만찬(갈라 디너)에서 박 장관과 조우해 인사를 나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인 것이다.

안 대사는 '만난 사진이 있다'라고 취재진이 재차 묻자 "아무 말도 안 했고 만날 생각도 없다"라고 다시 잘라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가 사실관계를 오인했다기보다 대남 적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조우 때 안 대사에게 "반갑다 박진 장관이다"라며 "아세안 전문가로서 합리적인 분이라고 들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장관은 또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에게 취임을 축하한다고 전해달라"라고 했고 안 대사도 박 장관에게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다만 안 대사가 어떤 얘기를 박 장관에게 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남북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대면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의미한 메시지 교환은 없었지만 교착 국면을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있어 '상징성'이 있는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날 안 대사의 발언으로 봤을 때 북한은 이번 조우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박 장관이 안 대사에게 먼저 다가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에는 원형 테이블에 배치된 의자를 오른손으로 쥐고 테이블과 가까이서 안 대사가 박 장관을 응시하고 있다. 박 장관은 반면 테이블과 먼쪽에서 안 대사에게 얘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최 외무상 대신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안 대사는 장관이 아닌 대사 신분이기 때문에 만찬장의 메인테이블이 아닌 별도의 자리를 배정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4일 프놈펜에 도착한 안 대사는 이날 취재진을 의식한 듯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장관은 5일 ARF 회의에서 북한이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총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다수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핵 개발을 고집하는 것은 북한 스스로의 안보를 저해하고 고립을 초래하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 대사는 한반도 내 미국의 전략자산 유입과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 등을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언급하며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 조치'라는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RF는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협의체다. ARF엔 남북한을 비롯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 일본·유럽연합(EU)을 비롯해 아세안 10개 회원국 등 27개 국가·지역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