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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奈落도 Rock이다"…'청춘·록 해방구' 펜타포트

뉴시스

입력 2022.08.06 00:37

수정 2022.08.06 07:46

기사내용 요약
3년 만에 대면 공연…7일까지 송도달빛축제공원서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 현장.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 현장.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나락도 락이다" "지속가능한 덕질" "건강하고 효도하자 내일부터" "퇴사" "록페가 장난이냐"

5일 오후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 내 폭 57m·높이 20m의 웅장한 검정 '펜타포트 스테이지' 앞. 이곳에 3년 만에 '깃발 부대'가 등장했다. 10여개의 깃발이 펄럭였고, 그 깃발엔 '소리 없는 아우성'이 매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회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3년 만에 대면으로 돌아온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였다. 다양한 메시지를 내건 깃발 군단은 펜타포트의 상징 중 하나.

시인 유치환은 시(詩) '깃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이렇게 아아 누구던가 /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 맨 처음 공중에 달 줄 안 그는"

펜타포트에 등장하는 깃발에도 청춘의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이 걸려 있다. 비틀리고 왜곡된 청춘의 삶들이다.
록 페스티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떠돈다. 펜타포트에 등장한 깃발의 문구만 살펴봐도, 그 시대 청춘들이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유독 벼랑 끝에 내몰린 청춘들이 많은 올핸 '나락(奈落)'이란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나락도 '록(Rock·락) 스피리트'로 승화하는 게 록의 힘이요, 록 페스티벌의 마력이다. 청춘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은 밴드가 대신 외쳐줬다.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크라잉넛.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크라잉넛.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홍대 앞 1세대 펑크 밴드 '크라잉넛'이 이 방면에서 솜씨를 발휘했다. 마침 이들의 무대가 시작할 즈음에 한낮의 더위도 식을 무렵이었다. 오후 7시가 넘자 땅거미가 내렸다.

금요일 밤을 마치 토요일 밤처럼 느끼게 만든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을 시작으로 '룩셈부르크', '서커스 매직 유랑단'으로 이어지는 록 폭주에 청중들도 내달렸다.

크라잉넛 베이시스트이자 홍대 앞 3대 명절 '경록절'의 주인공인 한경록은 "이 좋은 락페스티벌을 그간 어떻게 끊고 살았나 싶다"면서 "먼훗날, 술 한잔 하면서 영화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날이 오늘"이라고 신나했다.

이후 크라잉넛은 대표곡 '말달리자'와 '밤이 깊었네'로 질주했고 록 페스티벌의 밤은 깊어졌다.

그렇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그간 움츠렸던 록의 기운을 분출하는 통로가 됐다. 이처럼 청춘과 록의 해방구가 돼 주는 곳이 록 페스티벌의 카타르시스다.

이날 헤드라이너인 모던 록밴드 '넬'은 몽환적인 아련함으로 열병을 앓는 밤과 청춘을 위로해줬다. 래퍼 넉살과 잼 밴드 '까데호'의 심야 조합은 그루브 밤의 끝을 잡았다.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08.05. (사진 = 인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밖에 이날 프랑스 팝 밴드 '타히티80', 슈게이징 밴드 'TRPP',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와 유라, 가수 이무진 등도 제몫을 했다.

오랜만에 대면 록 페스티벌이 열린 만큼, 상당한 인파가 운집했다. 특히 젊은 음악 팬 뿐만 아니라 유모차 등이 동반된 가족 단위 관객도 많이 눈에 띄었다. 도심에서 열리는 펜타포트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번 펜타포트 첫 번째 무대의 주인공인 '바비핀스'는 오후 12시 갓 넘어 공연을 시작했는데, 펄펄 끓는 더위에도 관객들은 한낮부터 무대 앞을 채웠다.

2020년 말 송도 달빛축제공원역이 개통한 것도 접근성을 높였다. 이 역이 개통된 이후 올해가 처음 열린 대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다.
주최 측은 정확한 관객 수를 집계한 후 추후 공개한다.

축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살균이 되는 방역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는 등 주최 측은 방역에도 신경을 썼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과 의료진 등은 상시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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