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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흉물 부산 폐건물…공포 체험 불청객들 심야 소란 '극성'

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오리마을에 10년 이상 방치된 폐건물의 모습.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오리마을에 10년 이상 방치된 폐건물의 모습.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폐건물 내부에 적힌 낙서들.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폐건물 내부에 적힌 낙서들.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북구 만덕동 오리마을에 10년 이상 방치된 폐건물의 모습.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북구 만덕동 오리마을에 10년 이상 방치된 폐건물의 모습.2022.8.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 북구의 외곽에 위치한 한 폐건물이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면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건축주의 부도로 공사 시행과 중단을 반복해온 해당 건물에 공포 체험을 하러 온 불청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북구 만덕동 오리마을에 있는 한 폐건물. 건물 층마다 철근이 겹겹이 쌓여 있는 등 공사를 하다 멈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건물 밖에서 내부를 살펴본 결과 1층에는 '귀신 나옴' 등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낙서가 적혀 있었고, 음식물 포장재와 쓰레기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2층 위로는 누군가 계단을 타고 들어가 '그라피티'(벽에 스프레이로 새긴 글씨)를 새긴 문구도 있었다. 해가 지지 않은 오후였지만, 건물 내부는 어둠과 함께 인적을 찾아볼 수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만 감돌았다.

마을 주민들은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된 건물을 보며 우려를 내비쳤다. 무슨 이유에서 이토록 오래 방치돼 있었을까.

북구에 따르면 이 건물은 2004년 건축 허가를 받고 2년 뒤 착공에 들어갔다. 연면적 960.46㎡에 지상 4층 규모로 계획된 건물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공사 도중 건축주의 재정 여건이 나빠진 데 이어 인근의 일부 업주들이 건립을 반대하면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수년간 공사를 하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다가 2년 전 건축주의 부도로 공사가 완전히 중단됐다. 현재 건물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지만, 몇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을 사정을 잘 아는 오리마을 전 번영회장 A씨는 "건물 근처에 골프연습장이 원래 들어설 예정이었다. 건축주도 골프장 유동 인구를 활용해 건물을 운영할 계획이었다고 한다"며 "그러나 결국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해 공사도 흐지부지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흉물로 방치되면서 건물이 공포 체험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에는 야밤에 공포물을 촬영하기 위한 인터넷 방송 BJ나 유튜버들이 아무 제약없이 드나들면서 새벽마다 고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물에서 약 100m 떨어진 식당 주인 B씨는 "한밤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무리 지어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가끔 건물에서 비명이 들려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물 부지가 사유지이다 보니 구청에서도 시공사 측에 건물 내 출입 금지를 요구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건물 공사 중단 기간이 2년을 넘기면서 구는 현행 방치건축물정비법을 통해 국토교통부, 부산시와 현장 실태 조사 후 철거 등의 정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공사중단 건축물 실태조사는 3년마다 할 수 있어 당분간은 대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는 지난 3월에 실시됐다.

A씨는 "공사를 계속하든지 철거하든지 빨리 어떤 조치라도 내려져야 하는데, 워낙에 외곽에 있다 보니 경매에도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폐건물 공포 체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시공사 측에 출입 금지를 요청해둔 상태"라며 "3년 뒤 건축물 실태 조사 전에 경매가 성사된다면 설계 변경 등을 통해 공사할 수 있지만, 구청이 직접 철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