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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 남양주 다산신도시 산자락에 숨겨진 보물 같은 농원

경기 남양주시 '안나농원'의 내부 곳곳 ⓒ 뉴스1
경기 남양주시 '안나농원'의 내부 곳곳 ⓒ 뉴스1


안나농원 김재석 대표와 아들 김일호씨 ⓒ 뉴스1
안나농원 김재석 대표와 아들 김일호씨 ⓒ 뉴스1


체험학습장 등이 갖춰진 안나농원의 내부 전경 ⓒ 뉴스1
체험학습장 등이 갖춰진 안나농원의 내부 전경 ⓒ 뉴스1


안나농원의 자연학습 프로그램 ⓒ 뉴스1
안나농원의 자연학습 프로그램 ⓒ 뉴스1


안나농원 김재석·박은경 대표 그리고 아들 김일호씨와 며느리 ⓒ 뉴스1
안나농원 김재석·박은경 대표 그리고 아들 김일호씨와 며느리 ⓒ 뉴스1


[편집자주]매년 40만~50만명이 귀농·귀촌하고 있다. 답답하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위로받고 지금과는 다른 제2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다. 한때 은퇴나 명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3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이 매년 귀촌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농촌에서 어촌에서 산촌에서의 삶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뉴스1이 앞서 자연으로 들어가 정착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비 귀촌인은 물론 지금도 기회가 되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많은 이들을 위해.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 남양주시 황금산 자락, 다산지구 도심 한복판에 숨겨진 보물 같은 자연농원이 하나 있다. ‘안나농원’을 처음 찾는 방문객들은 이토록 다채로운 매력의 농원이 아파트숲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한다.

초입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정원과 카페를 만나는 것 같은 분위기로, 뒤돌아보면 보이는 아파트숲과 다른 자연의 멋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이 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수시로 산책하러 오곤 한다. 멋들어진 나무와 허브들 사이로 포토존이 정갈하게 꾸며져 있고, 체험학습장과 행사 공연을 할 수 있는 넓직한 장소도 마련됐다.

사실 안나농원은 다산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상가시설들이 들어서기 전부터 자리잡았다. 부부인 김재석·박은경 대표는 2005년부터 안나농원을 일구어왔으며 이제는 아들 김일호씨가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받으려 준비하고 있다.

김재석 대표(64)는 젊은 시절 의류사업을 꾸렸는데 IMF로 인해 거래처들이 부도나면서 그도 사업을 접어야 했다. 도시를 벗어나 귀촌하겠다고 결심하고, 당시만 해도 온통 배밭이었던 땅을 산 것이 현재의 터전을 이룬 계기가 됐다. 배밭을 산 후 당장 귀촌하지는 못하고 나름대로 농업에 종사하는 이에게 빌려주었는데 농장을 황폐화하다시피 엉망으로 관리한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김 대표는 남양주시 그린대학 1기생으로 교육받고 직접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업은 매순간이 자신과의 싸움이다. 처음 귀촌하는 사람들은 3년이 고비라고 한다. 대체로 3년을 못 버티면 포기하게 되는 것이 농삿일의 고됨이다. 김 대표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던 배밭을 바라보면서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근심걱정에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텨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남다른 미적 감각을 발휘해 ‘농원에도 디자인을 입혀야 한다’는 운영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십수년을 운영하는 동안 안나농원은 2014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치유농장으로 선정됐고, 전국 교육농장 심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의 도전과 땀이 일군 성과다.

안나농원의 배는 안나농원에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다. 이 곳의 배를 맛본 이들은 잊지 않고 해마다 찾아온다고 한다. 경사도가 있어서 수확량은 평지보다 떨어져도, 일조량이 많고 마사토를 보유했으며 배수가 잘 돼 당도가 높다.

배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면 안나농원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분주해진다. 오감으로 즐기는 자연학습체험들이 다양하다. 배 수확 체험, 허브식물 체험, 농원의 사계절 체험, 꽃누르미 체험, 도우아트·다육아트, 온가족치유 체험 등을 이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안나농원에서 자란 아들 김일호씨(35)는 한창 부모님의 사업을 돕고 있다. 현재는 서울의 대기업에서 요직에 근무하고 있지만 그의 꿈은 가업을 잇고 미래형 스마트팜 농원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다년간의 헬스로 다져진 우람한 체격이지만 부친과 함께 농원 일을 하면서 농삿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이라고 한다.

이들 부자는 “안나농원 특유의 감성을 살린 팜크닉(Farm Picnic·농장 피크닉)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즐거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나농원에서 수확한 음식으로 소비자의 식탁까지 전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속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