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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해 스피노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 뉴스1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 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인간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무모하게 좇거나 피하면서 주변 환경과 형편에 좌우되는 삶을 산다. 그러나 자유로운 인간은 삶을 스스로 통제한다. '반응'하지 않고 '행동'한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행동에 옮기되, 그가 원하는 것은 내면의 상상, 감정, 기분이 아니라 인식에서 나온다. 자유인은 정념이 아니라 이성에 이끌려 산다. 간단히 말해서 자유인의 삶은 인간에게 귀감이 되는 삶이다."

삶 앞에서 인간은 때론 두려움과 마주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모든 의미와 가치가 흔들릴 때가 있어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스피노자 철학 연구자인 저자는 책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에서 인간의 가장 근본적 문제인 삶과 죽음에 대한 스피노자의 생각을 새롭게 조명한다. 인간의 본성과 성장, 타인과의 공존, 최선의 삶을 사는 방법을 탐구하고 첨예한 윤리적 쟁점인 자살에 대한 논의까지 담았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격언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의 철학을 단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신과 자연, 사물, 영혼에 대한 독특한 관점과 난해한 용어의 벽에 가로막힐 때가 있기 때문이다.

형이상학과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등 스피노자의 철학이 압축된 '에티카'는 특히 어려운 텍스트로 꼽힌다. 저자는 이런 '에티카'를 기반으로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책에서 풀어간다.

그러면서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분노와 오만 등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할지, 자기 중심을 지키면서 어떻게 타인과 조화하며 성장해갈지, 죽음과 자살을 어떻게 볼 것인지 등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저자가 이들 물음을 탐구하며 드러나는 좋은 삶의 바탕에는 '자유'가 있다.

자유인은 삶 속에서 실천하는 기쁨에 집중하므로 죽음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삶에 뛰어든다.


이런 정신은 '에티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자유인은 죽음에 대해 가장 적게 생각하며, 그의 지혜는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고찰에 있다'라는 구절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내일 죽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의지가 가능하다. 우리는 죽음을 극복할 수는 없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는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 스티븐 내들러 지음 / 연아람 옮김 / 민음사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