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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곡물가격 하락에...물가 꺾이나

기사내용 요약
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 대로
곡물가격·식량가격도 하락세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여파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약 두 달 만에 다시 L(리터)당 2천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6.65원 내린 L당 1983.28원을 나타냈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2.07.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여파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약 두 달 만에 다시 L(리터)당 2천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6.65원 내린 L당 1983.28원을 나타냈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2.07.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인플레이션의 주범인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대로 내려가고, 밀·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국내 물가가 꺽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식물가나 서비스, 가공식품 가격 등은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해도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직성이 있어 실제로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상승 압력을 제약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대로 내려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가격은 2.34% 급락한 배럴당 88.54 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해 2월 2일(88.26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0월물 브렌트유도 2.75% 급락한 배럴당 94.12 달러에서 마감했다. 2월 18일(93.54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증산량을 크게 낮추기로 하면서 한때 2% 이상 급등했던 유가는 미 원유 재고가 3주만에 늘어났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한 때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급격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영향이다.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6월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전달(173.5) 보다 4.1% 하락한 166.3을 나타났다. 지난 2월(14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곡물·육류·유제품·설탕 등의 가격지수를 종합한 세계식량가격지수도 전월(157.9) 대비 2.3% 하락한 154.2를 기록했다. 지난 2월(141.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게 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나 곡물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안정세를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산유국들이 증산폭을 줄이고 있는데다, 우크라이나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량도 큰 폭 줄고 있고, 폭염과 가뭄으로 미국 등지의 쌀, 밀, 옥수수 등 곡물 생산량도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식물가나 서비스, 가공식품 등은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한다고 곧바로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을 제약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1년 전보다 6.3% 상승,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2022.08.0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1년 전보다 6.3% 상승,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2022.08.03. livertrent@newsis.com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물가가 높았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유가 때문이었는데 유가가 하락하면 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가가 수입 단가에 반영돼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데는 1~2개월 가량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업제품은 바로 하락할 수 있지만, 외식물가나 서비스업 물가 같은 경우 한번 오르면 잘 안떨어지는 경직성을 가지기 때문에 실제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물가가 7월이나 8월에 정점을 보이다가 가을이나 연말쯤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유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는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이미 국내 서비스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한다고 내려가는 것은 아니고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현 수준인 배럴당 8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수입 물가에 반영돼 국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전히 불안 요인이 많아 지속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한 달 전에 비해 10% 가량 떨어졌는데 유가 하락이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로 빠르게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특히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가 둔화되는 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 수준을 유지한다면 물가 10월 정점 가능성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장마철과 추석, 전기료 인상 등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6%대 물가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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